익산시 공무원노조가 시의회 의장이 승진인사에 개입하고 집행부에 욕설을 퍼부었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익산시의회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공무원들을 반드시 문책해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11일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지난 7일 시 공노조가 ‘분노의 함성을 내질러라’는 성명서를 통해, 시의회 의장이 의장 비서실 직원의 승진을 요구하면서 집행부에 험한 욕설을 퍼부었고 힘없는 집행부는 고스란히 수모를 당하면서 원하는 대로 승진을 시켜주었다는 성명서를 발표, 도내 6개의 지방일간지들이 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일제히 보도하여 대의기관인 의회의 명예가 크게 실추되었다”면서, “오는 12일 의장단 회의를 소집해 사실규명과 허위사실을 유포한 공무원들에 대한 문책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직접당사자인 시의회 김정기 의장은 같은 날 “내가 승진 인사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며, “내가 행정지원팀장과 마찰을 빚게 된 시점은 이미 승진인사가 확정된 3월 1일 이후인 3월 3일의 일이며, 의장실 비서가 승진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행정지원팀장에게 현 비서를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7월까지 다른 곳으로 내보내지 말고 그냥 두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행정지원팀장이 ‘임기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냥저냥 데리고 있으쇼’라고 하여 무례한 행태에 대해 화를 낸 것일 뿐이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또, “집행부의 인사권은 시장의 고유권한이지만 의회 직원들의 부서 이동 문제에 대해서는 법상 의장이 협의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어차피 후반기 의장이 선출되면 신임의장이 호흡에 맞는 직원을 비서로 쓰고 싶을 텐데, 집행부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의장 임기가 끝 날 때까지만 현 비서를 놓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무리가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 의장은 이날 허위사실을 유포한 공무원들에 대해 “32만의 뜻을 받드는 대의기관의 수장으로서 대승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지만, 익산시노조에 사과성명을 발표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며 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할 경우 법적대응은 불가피하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 공노조 유희권 위원장은 “우리가 의장측에 사실 확인을 한 바는 없지만 우리가 발표한 내용이 시장님 귀에까지 들어갔다”면서, “우리는 사과 성명을 발표할 일이 없고, 이 문제는 내일이면 저절로 일단락 될 것이다”고 말해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을 공산이 높다.
또, 직접당사자인 행정지원팀장은 “그 문제 때문에 하도 많은 상처를 받았다. 노코멘트다”고 답변을 기피했다.
한편,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공노조가 인사문제에 대해 평가할 수는 있지만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면서, “12일 열리는 의장단회의에서 청문회 개최문제를 논의하는 등 어떤 방법이든 사실규명을 한 뒤 관련자들을 문책해 실추된 의회의 위상을 바로세울 것이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