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이렇게 소란에 빠져든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시민 앞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시장의 말에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시정은 투명한 가운데 해야 합니다. 과거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을 이뤘지만, 행정적 지역적 통합에 그치고 가장 중요한 시민정서의 통합은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2월 29일 열린 제126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장, 시정질문에 나선 5선 관록의 신영철(마선거구)의원의 질문 가운데 그가 집행부에 보낸 메시지를 적출한 내용이다. 민선 4기 익산시정의 난맥상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영철의원은 이날, “익산시 의회가 시장의 프레임에 함몰되어 의회의 본분을 잃어버렸다. 당초 지방자치를 실시하면서 의회와 집행부를 대립형구조로 만든 것은 견제 기능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시정 질문에 성역이 없다는 견지에서 이 자리에 섰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도농 통합 이후 아직 완결되지 않은 도심과 농촌지역의 시민화합을 위한 시장의 복안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답변에 나선 이한수 시장은 “시험 보는 시간이 아니잖느냐”는 엉뚱한 반응을 보였다.
신 의원은 “시장의 평상시 생각을 말해달라는 것이다”고 설명했고, 이 시장은 “신중한 답변이므로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다시 “시장께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이해해도 되느냐”고 물었고, 이 시장이 “그렇게는 하지 마십시오”고 받아 치자, 의장이 나섰다. “시장님. 의원의 질문에 아시는 대로 성의껏 답변하시고 모르는 것은 서면으로 답변하십시오.”
이한수 시장은 이후에도 신의원의 질문 중에 자꾸 끼어들어 하고싶은 대로 말을 섞어 본회의장이 어수선해졌고, 이 시장의 기본적인 소양 문제와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는 시정질문이 끝난 뒤 본회의장 밖에서 의원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신영철, “새청사 백지화 안타깝다” 李시장 ‘딴전’
신영철의원은 이어 새 청사 건립문제와 관련 입지선정문제를 놓고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에서 어느날 갑자기 이한수 시장이 독단적으로 백지화를 선언한 데 대한 안타까움을 피력한 뒤, “대의기관인 익산시의회 의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채택하여, 새 청사를 계속 추진하라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 했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고, 이 시장은 “성명서에 그렇게 써 있습니까?”라고 엉뚱한 반문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신 의원은 다시 “이는 절차문제에 앞서 예의와 사회 통념의 문제인데 아무런 답변이 없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질타했고, 이 시장은 “신 의원 님이 이 전에 똑 같은 문제로 두 번 질의 하셨고, 이미 답변했다”며 버텼다.
신 의원이 그것은 개인적인 질의와 답변이었고 성명서는 의원 스물다섯분 전원이 채택한 것이므로 무게가 걸린 것인 만큼 이에 대해 답변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고, 이 시장은 “신청사 상황보고가 있었다”며 끝내 직답을 하지 않았다.
신영철, “매립장 확보대책 밝혀라” 李시장, “공개 못한다”
신영철 의원은 “쓰레기 매립장 확보는 익산시가 가장 빨리 서둘러야 할 일이고, 쓰레기 매립장은 지자체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인프라다”고 짚은 뒤, “지난 123회 때 손문선 의원과 본 의원이 매립장 확보를 촉구한 바 있는데, 그 비용을 예산에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이 시장은 “쓰레기 매립장 선정공고를 낸 바 있지만, 신청지역이 외져 시설조건이 여러 가지 안 맞았다. 진입 도로신설 비용만도 200억원이 소요되고, 위장전입 문제 등 법률적 문제로 부득이 중단(백지화 선언)했다. 매립장 추진은 필요하다. 시에서 전략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공개하지 못한다”고 답변 했다.
신의원은 이에 대해 “시민 앞에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은 동의하지 못한다. 여산 태성리 매립장 부지는 부적절 했다. 투명한 가운데 해야 한다. 2008년도에 시작해서 2009년도에는 매립장 확보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한 뒤, “압축. 포장쓰레기 위탁관리비용이 얼마가 들어가느냐”고 물었고, 이 시장은 “1년 20억원이 들어간다”고 답변했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 “관리비용도 많이 들어가지만, 23만톤의 쓰레기가 쌓여 있는 금강동. 부송동 주민들에게 고통(악취. 해충)주지 말아야 한다. 소각한다 해도 10년은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이 시장은 “소각장을 건설하는 시점인 2009년도까지 발생하는 야적(압축. 포장)쓰레기를 처리할 계획이다. 시 형편에 맞는 매립장이 필요하다. (여기에 대해서는)개인적으로 설명 드리겠다. 공개하면 큰 파급효과가 있다. 적당한 시기에 공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 시장은 이 같은 답변에 대해, 의지는 있는지와 매립장 실시설계 시기를 묻고 말썽 생길 것을 의식하고 선거를 의식하여 자꾸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피력했고, 이 시장은 “의지는 있다”면서도 그 시기는 밝히지 않고 “의원님은 선거를 의식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등 질문의 핵심을 흐려 신영철의원은 과도한 관리비와 시민피해 우려를 언급하는 선에서 매립장 확보 문제관련 질문을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다.
신영철, “마구잡이식 인사는 줄세우기식 극처방” 李시장, “인사권은 리더십 덕목”
신영철 의원은 이날 이종명 국장을 대기발령 시킨 것과 관련, 마구잡이식 인사 배경을 밝히라고 추궁하면서, “시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으니까 이런 인사를 통해 강한 긴장감을 주고 줄세우기를 시키고 극처방된 방법이 아니었나. 대게 20년 이상된 국장급 등은 행정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데, 이런 강력한 인사권 행사는 언로를 차단하고 창의적인 행정을 펼칠 길을 차단한다. 남들이 볼 때 이해 못할 인사권은 아무리 절대적인 인사권이라고 자제돼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이종명 국장을 대기발령 시킨 것은 (알려진 사실) 이외에도 많지만 뉘앙스가 받아들이기에 따라 달라질수 있어 공개 못한다”고 말한 뒤, “인사권은 리더십 덕목에 포함된다”는 말로 답변을 가름했다.
신의원은 또 2007년 2월에 실시된 기능직 채용 문제와 관련, 상용 기능직을 구제하기 위해 4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을 들러리 시킨 배경을 물었지만, 이 시장은 “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했다.
신 의원은 이어, 반면에 청원경찰 채용은 공개채용하지 않고 직접 채용한 배경을 물었고, 이 시장은 “기능직 채용은 시장의 절대적인 권한이다”고 답변했다.
민선4기 이한수호 전반기 들여다보기
민선 4기 이한수호의 전반기 시정 행태를 간추려 보면, 하고자 하는 의욕은 있었지만 준비 소홀 또는 독단으로 흘러 용두사미에 그치고, 각종 사업이 소통부재로 시민화합을 이루어내지 못한 채 좌초되거나 의혹을 양산하면서 갈등과 반목을 야기한 것으로 평가된다. 새청사 건립을 민선4기 이후로 미룬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부적절한 쓰레기 매립장 추진 및 확보 지연, 기업형팀제 실패, 사실상 사유시설물로 전락한 웅포골프장, 소각장 제일주의의 전 근대적인 마인드, 정치권과의 불화, 대의기관 경시풍조, 일관성 없는 인사권 행사 등은 대내외적인 불협화음의 근원이 됐으며, 이한수호의 아마추어리즘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편집자 주>
상- 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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