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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로를 막으면 반드시 망하오"

등록일 2007년04월23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중국 최고의 황제로 꼽히는 당태종 이세민은 비록 고구려 원정을 하기 전까지 대단히 현명한 군주였다.
그의 곁에는 3명의 明臣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위징>이라는 사람이었다.
이 사람은 어찌나 바른 말을 이세민에게 하였던지 이세민은 위징을 깊이 존경하면서도 때론 자리를 피하기까지 했다.
위징이라는 사람은 사사건건 이세민이 왕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그런데 위징은 이세민이 왕자였을 때 이세민의 아버지인 당고조 이연에게 야심가인 이세민을 죽여야 한다고 했다.
이세민이 미워서가 아니라 이제 막 창업한 나라의 기틀을 흔들 위험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세민이 형제를 죽이고 아버지로부터 왕위를 찬탈하였을 때 모든 신하들이 위징을 가장 먼저 죽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세민은 위징이 사심이 없는 자라고 하면서 죽이기는 커녕 최측근에 중용하면서 <정관의 치>라고 칭송되었던 중국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천하를 담았던 큰 그릇인 이세민도 위징의 굽히지 않는 간언에 때때로 자신의 뜻이 꺽이게 되자 위징을죽여버리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세민은 위징의 인물됨과 그의 옳은 지적이 나라를 부강하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번번히 분을 삭이고 그의 충언을 따랐다.
오죽하면 위징을 죽이겠다고 분노하는 이세민에게 그의 황후가 <君明臣直 - 임금이 현명하면 신하가 바른 말을 한다>고 하면서 그를 달랬겠는가?
황후는 臣直君明이라고 하지 않고 君明臣直이라고 하면서 言路를 여는 것은 제왕의 그릇임을 강조했다.

이세민이 고구려 원정에서 실패하고 환도한 후 고구려 원정의 부당함을 간하였던 위징의 말을 따르지 않았던 것을 한스러워 했다고 한다.
이세민이 단 한 번 위징의 간언을 듣지 않은 것이 이세민의 사후 당나라가 급격히 몰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세민은 자신을 죽이려고 하였지만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을 포용할 정도로 큰 인물이었다. 비록 우리 고구려를 침공한 자였지만 말이다.
이런 태도야말로 많은 사람들을 책임지는 자가 가장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大人은 자신의 허물을 듣게 되면 부끄러움을 느끼고 반성을 한다. 하지만 소인배는 자신의 잘못을 지적받으면 부끄러움을 느끼기에 앞서서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자신에게 바른 말을 한 사람에게 앙심을 품고 보복을 한다.

[良藥은 苦口이나 利於病이요, 忠言은 逆耳이나 利於行이라.]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런 금과옥조도 받아들일 그릇이 되는 자에게나 통하는 말이다. 교육으로 인간의 품성을 바꿀 수 있다고 했던 공자도 말로 아무리 가르쳐도 도저히 안 되는 자들이 있다고 했으니....

[孔子家語]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직스러운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 은나라 탕왕은 바른 말하는 충성스러운 신하가 있었기 때문에 번창하였고, 은나라 주왕은 아부하는 신하들만 있었기 때문에 망했다. 임금이 잘못하면 신하가, 아버지가 잘못하면 아들이, 형이 잘못하면 동생이, 자신이 잘못하면 친구가 바른 말을 해야 한다. 그러면 나라가 위태롭거나 멸망하는 일이 없으며, 집안에 덕을 거스르는 악행이 없으며, 친구와의 사귐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나라든, 집안이든, 기업이든 망하는 이유는 바른 말을 듣지 않는 무능한 지도자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위험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지도자에게 바른 말을 하지 않는 자들이다.
그래서 이세민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른 말을 하지 않았던 모든 정적을 다 죽였으나 바른 말을 한 <위징>은 살려서 중용하였던 것이다.
큰 책임과 뜻을 가진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직접 싸우고 있는 적이 아니라 바른 말을 하지 않는 비겁한 동료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위 글은 지난 4월20일 게재 된< "지금이라도 공론에 붙여라">기획기사에 '필명'연개소문'님이 올려주신 댓글입니다.

소통뉴스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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