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상(정직상), 슈바이처상(봉사상), 우장춘상(미래상), 퇴계상(경로상), 헬렌켈러상(노력상), 정명훈상(합창상), 김덕수상(사물놀이상), 을지문덕상(검도상), 박수동상(만화상), 마이클조던상(농구상)… '
이상은 이리백제초등학교 전(全)학생 시상제의 51가지 목록의 일부다.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에는 바른 인성 다지기와 다양한 개성존중 교육을 강화하는 총 51가지의 시상 내용으로 전학생이 상을 받았다. 상을 받은 전교생 개개인이 자부심과 자신감이 향상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2000년 개교한 백제초교는 외관만큼이나 참신하고 내실이 꽉 차 있으며, 젊은 추진력이 두드러지는 신생학교다.
멘토링제, 독서토론제 등 다각적 교육프로그램 돋보여
‘BJ 11사업.’ 백제초교가 야심차게(?) 내세우고 있는 프로젝트명이다. 말 그대로 백제초교의 11가지 운영지침을 담았다.
“주당 1시간씩 5-6학년에게 원어민 보조교사 수업을 진행하며, 단소·가야금 병창부를 개설해 원하는 학생들을 무료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모두 학교표준교육비에서 지원하고 있어 학부모의 부담을 덜었습니다.” 정익환(60·사진 우) 교장의 설명이다.
BJ 11사업 중 멘토링제는 특별하다. 아이들에게 미래의 꿈을 적게 하고 이 분야에 종사하는 어른들과 결연을 맺어주는 것. 예컨대 의사가 되고픈 아이들에게는 가까운 소아과 병원을 연결해 한 달에 한 번 방문하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도록 하고 있다.
“미래의 꿈을 가시적으로 접해보는 기회를 줌으로써 꿈에서 그치지 않고,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원동력을 심어주고자 멘토링제를 기획했습니다. 병원이나 기타 회사 측에서도 지역민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 적극 협조해 주더군요.”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성숙한 토론문화를 심어주고자 독서토론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독서재판은 참신한 시도로 주목할 만하다.
“지난번에는 장발장 모의재판을 했는데 ‘장발장은 유죄인가’에 대해 검사와 판사, 그리고 배심원의 입장에서 장발장을 변론하고 반박하는 모습이 어찌나 적극적이며 논리적인지 깜짝 놀랐습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이론적 접근만이 아니라 토론과 역할극 등 다각적인 프리즘으로 부대끼며 체득하는 교육으로서 그 의의는 특별하다.
청렴과 진취 겸비한 ‘초빙교장’
“전교어린이회장 당선자의 턱이나 기념품 증정을 일절 금지합니다. 스승의날 선물은 물론 작은 화분 등 학교기부물품을 전면 금지하며, 생일파티도 하지 말아 주십시오.” 정 교장이 처음 백제초교에 와서 학부모총회에서 한 얘기다. 처음 몇 번은 퀵서비스로 선물배달이 오기도 했는데 3년이 되어가는 이제 완전히 정착했다. 전교어린이회장이 한 턱 내는 것은 물론, 몇백만원에 해당하는 학교 내 물품을 기증하는 관행도 뿌리 뽑았다. 특히 요즘 아이들 사이에 성행되고 있는 생일파티는, 20~50만원이 소요돼 일반적인 생일파티라 하기에는 문제가 많을 뿐 아니라 아이들 사이에 쓸데없는 이질감과 소외감을 형성하는 것으로 아예 학교차원에서 금지시켰다.
정 교장은 초빙교장으로, 백제초교에 오게 된 계기가 남다르다. 백제초교의 교장초빙 공문에 경영계획서를 제출, 진취적·합리적 경영방침을 높이 산 학교 운영위가 투표로 그를 선출했다.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던 학교 경영계획이 최문규(56·사진 좌) 교감선생님 이하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하나둘씩 실현되고 잘못된 관행이 바뀌어질 때마다 힘이 나고 보람을 느낀다”는 정 교장은, "지금 걷고 있는 발자국 하나하나가 백제초교의 역사가 되니만큼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간다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