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이 뭐니?”
“아이를 다른 데로 보내는 거요.”
궁동초교 5학년 박준우(사진·좌) 어린이는 입양을 보내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님이 동생을 입양하자고 하면 어떻겠니?”라는 물음에 “네? 싫어요. 동생을 불쌍하게 왜 보내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준우의 편견은 ‘세계 제4위 고아수출국’, ‘해외입양대국’의 오명과 무관하지 않다. 어른들의 입양에 대한 편견 또한 아이들에게 그대로 투영된다.
지난 17일, 궁동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반편견 입양교육이 실시됐다. 한국입양가족홍보회 전북지부가 주최한 반편견 입양교육은 익산에서 처음이며, 책자가 아닌 영상교육은 전북에서 최초로 시행됐다.
이 날 강연은 세 명의 자녀를 두고 밑으로 세 명의 아이를 입양, 여기에 세 명의 아이를 위탁해 키우는 강명복 목사(주영광교회)가 맡아 따뜻하고 행복한 입양을 아이들에게 전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본격화된 입양의 역사, 국내입양이 국외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실태, 입양의 방법 등 아이들에게 다소 지루할 법한 내용을 개그프로그램 ‘웃찾사’의 ‘행님아’ 코너를 빌어 영상으로 재미있게 풀어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홍보영상물을 통해 ‘고아’가 아니라 ‘요보호아동’이라고 불러야 하는 걸 알게 되었다는 이근행(사진·우) 어린이는, “해마다 만 명씩이나 요보호아동이 생기는 줄 몰랐고,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살지 못하고 외국으로 가는 게 불쌍하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요보호아동은 해마다 1만 명씩 발생하며, 그 중 국내입양은 15%인 1500명에 불과하다. 특히 국내입양의 경우 여아가 키우기 쉽다는 편견 때문에 남아의 입양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형찬 사무국장은 “최근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 연예인들의 공개입양으로 입양의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며, “어른들의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시급히 바로 잡아야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입양가족홍보회 전북지부는 궁동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익산시내 초등학교마다 반편견 입양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