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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살 길은 있다

소비-생산-공공기관단체 공생 정책 '관건'

등록일 2006년10월31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농업정책이 생산중심에서 소비중심으로 바뀌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농업 구현'은 불가능하다. 소비자가 주체로 나서지 않고는 부당한 세계식량체계의 완전한 상륙에 저항할 방법이 없고, 관행농업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지역의 인구이탈을 막아낼 수 없다는 자각이 도출한 결론이다.
특정한 경쟁력이 있으면 어디서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사조(思潮)에 지구촌의 크고 작은 나라들이 다투어 빗장을 열고 합류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글로벌시대는 역으로 경쟁력이 약한 우리농업의 붕괴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세계곡물유통시장을 장악한 거대자본이 값싼 농산물로 농단하는 횡포 앞에서 우리 농촌은 속수무책이다. 이들은 무차별적인 값싼 먹거리 공급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한편, 언제어디서 어떻게 생산되었는지 조차 불분명한 먹거리를 우리의 식탁에 재분배하면서 스스로의 독점구조를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는 우리 농민들의 영농을 통한 재생산을 제약하여 농업의 경쟁력 상실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물론, 구조적인 안전한 먹거리 섭취를 제약하여 도시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면서 농촌사회를 붕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소농이나 가족농들이 쇠퇴하여 농업을 포기하고 농촌을 떠나는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산업농이나 기업농 등의 자본집약적 영농에 의해 지역의 환경과 특성에 맞는 지역농업의 발전이 제한되고 있는 데다 경작지의 산성화, 사막화를 가져와 지속가능한 영농이 불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관협력으로 통합적인 지역사회 먹거리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요청이다.
농촌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를 소비하는 도시 지자체와 소비자가 핵심적인 이해당사자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과 먹거리, 그리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먹거리 체계'는 모든 지역주민에게 신선하고 질좋은 먹거리를 공급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소농.가족농의 판로확보와 중소 유통.가공.판매업자 육성을 통한 지역사회의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건강증진을 통한 사회적 비용 예방과 건강.영양 불평등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8회 지방의제 21 순천 전국대회에서 보고됐다.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지역 먹거리 체계는 지속가능한 지역농업화 유도를 통한 관행농업의 체질개선을 촉진하고, 시민 및 청소년에 대한 먹거리.생태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지역사회 먹거리 정책을 효과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농산물의 순환을 고려한 환경.지역사회. 보건의료.사회복지.교육.문화 등의 통합적 정책목표 및 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여망이다.
또, 생산자와 소비자가 1대 다로 계약을 체결하여 생산자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면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증진하는 일종의 계약영농 형태인 '공동체지원농업'시스템 구축 필요하다. 소비자가 생산자의 영농을 미리 지원하고, 생산자와 위험을 공유하는 농업이 구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생산자가 중간상인을 거치지않고 직접 소비자들에게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직거래 공간인 '농민시장' 개설의 확대가 요청된다. 갓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통해 지역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고 상호간의 커뮤니케니션 증진을 통해 상호신뢰 구축이 가능해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지역농민과 지역의 공공기관을 연결하여 지역농산물의 대규모 구매가 이루어지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 특정 소비자를 생산주체로 참여시키면서 안정적인 친환경 먹거리 수급체계를 확보하는 것은 고사직전의 농촌을 구제하는 핵심 요건으로 제시되고 있다.
친환경 지역 먹거리를 국공립학교, 지자체,사회복지시설, 군대, 병원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의 급식과, 지자체의 푸드뱅크를 비롯한 영유아 영양보조지원사업, 결식아동 식사보조 등 영양보조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사용토록 하는 '공공기관 지역먹거리 구매조달 의무화'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먹거리의 가공,유통,소비에 동참하는 행위자들에 대한 지자체의 행정적.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 도입이 요구된다. 식품가공업체나 대형마트, 음식점등의 참여를 촉진하여 지역먹거리 체계 활성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농업과 먹거리 정책들을 총괄적으로 심의, 의결하는 '지역먹거리정책 협의회'구성하고, 지역에 거주하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이는 개방에 대응하여 농민의 생존권과 도시민의 건강권을 동시에 지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따른 요청이다.

소통뉴스 편집국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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