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관내 부송동을 비롯한 어양, 영등, 동산동, 금강동 등지의 주민들이 수년 째 악취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등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익산시가 악취의 원인조차 찾지 못해 익산시 행정에 대한 불신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특히, 악취가 지난해와 올해들어 더욱 심해지고 발생 범위가 더 넓게 확대되면서, 지난해 도입된 밀폐형 하수도 맨홀뚜껑의 결함이 악취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익산시가 지난 29일 입찰을 마친 3천2백개의 맨홀뚜껑 추가 교체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금강동 라인아파트에 거주하는 J씨(38)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극심한 악취 때문에 새벽시간 대에 깜짝 놀라서 잠을 깨기가 일쑤이고, 두통 때문에 한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같은 날 영등동에 거주하는 O씨(43)는 "주로 저녁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악취가 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작년부터 악취가 자주 발생하고 그 농도가 훨씬더 심해진 것으로 보아, 인근 공단이 주요 악취원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하수관련 전문가 K씨(47)는 "하수도 맨홀을 개방형에서 밀폐형으로 교체 할 때 보다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며, "당초 개방형 맨홀은 기온이 상승하는 낮시간대에 하수도 내부에 존재하는 가스가 바로 공기중에 휘산되기 때문에 악취가 하수도에 잔류하지 않지만, 하수도를 밀폐 할 경우 기온이 상승할 때 하수슬러지들이 부폐하고 이로인해 메탄가스 등으로 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 했다.
K씨는 또, "익산시가 지난해부터 하수도 맨홀을 밀폐형으로 교체한 이후 부터 기온이 상승하는 낮 동안 하수도 내부에 충진된 가스가 기온이 떨어진 심야시간대에 개방된 쪽으로 한꺼번에 밀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이같이 악취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자 원인규명에 나선 익산시 관계자는 31일 "동산동 금강동지역의 악취는 하수처시설과 쓰레기압축.포장 야적장, 분뇨처리장, 음식물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것 같고, 어양동을 비롯한 영등동.금강동.부송동은 인접한 공단의 화학공장등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정확한 악취의 근원지는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1년사이 악취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급증하고 피해지역이 동.서.남.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여서 같은 시기부터 교체되고 있는 밀폐식 맨홀뚜껑이 악취의 주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민수 익산시 하수팀장은 이에 대해 "악취조사팀이 협의를 요청해 오면 언제든지 협력할 방침이다"면서 "맨홀 뚜껑을 생산.판매하는 업체가 장점을 부각해서 홍보하다보니 시행착오가 나올 수 있어, 다기능맨홀뚜껑을 생산하는 업체에 기술자문을 의뢰하고 보완책을 제시토록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 '다기능맨홀뚜겅'을 도입, '2006년도 지방행정혁신 한마당 체험수기 및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수상으로 선정돼 행정자치부장관상을 수상하고, '2006 하반기 숨은 우수공무원'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P모씨에 따르면, 익산시는 지난해 5월부터 2억8천만원을 투입해 개방형 맨홀뚜겅 2천여개를 밀폐형 맨홀뚜껑으로 교체했고, 지난 29일에는 3천2백개의(사업비 7억) 맨홀두껑 교체사업을 발주한 상태다.
P모씨는 악취피해 파문과 관련, "맨홀뚜겅을 교체한 지역은 약촌오거리에 영등동 비사벌아파트구간과 중앙동 일원이다"며 "하수도 안에 정체돼 있던 악취가 개방된 곳으로 빠져 나올 경우 교체구간 주변 주민들이 악취를 호소해야 하는데,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악취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악취원인이 맨홀뚜겅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