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와 원광보건대의 통합이 8개월 째 난항을 겪고 있다.
원광대는 지난 해 11월 21일 대학통합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이후, 3월22일 대학통합추진실무추진위원회, 4월27일 통합추진소위원회 등 몇 차례의 해체와 재결성을 반복하는가 하면, 원대신문사에 일방적 기사게재와 편집을 강행하는 언론탄압까지 자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원대 구성원인 원대교수협의회, 노동조합, 총학생회가 ‘구체적 대안과 의견 수렴 후 통합’의 통합안을 수차례 제시했음에도, 원대측에서 ‘일단 통합부터 해야 한다’는 비민주적 밀어붙이기 행태로 무리한 선통합을 추진해 온 데 있다.
원대교수협의회와 노동조합은 그동안 “원대가 통합절차의 민주성, 내용의 투명성, 통합효과의 문제점 등을 확보하지 않고, 통합에 따른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만 부각시켜 밀어붙이기식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몇 개월 남지 않은 현 총장 임기 내에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하려 하지 말고, 모든 통합논의를 차기 총장 선임 이후로 연기하라”고 요청해 왔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 불거지자 법인이 주관하였던 통합추진소위원회에서는 4월 27일 통합의 잠정적 유보를 결정해 통합문제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송모교수와 원대신문방송사 장모팀장은 정갑원 총장의 지시라며, 원대신문 5월29일자(1047호) 대학통합관련기사를 통합의 긍정적인 측면에 무게가 실린 기사로 수정토록 했으며, 한 호당 두 개의 사설이 게재되는 원칙을 무시하고 대학통합 추진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사설을 두개의 분량으로 작성 게재토록 했다. 또한 6월5일자(1048호)에 ‘대학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게재하라’고 강제해 광고란에 이를 싣기로 했으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마감 다음날 직접 인쇄소로 찾아가 기존 기사의 위치에 바꿔 싣도록 했다. 이를 극구 반대하던 원대신문사 김원신 주간교수를 비롯한 기자들은 직접 신문을 회수해 1048호의 배포를 막기에 이르렀다.
원대신문사측은 현재 홈페이지에 ‘더이상 펜을 잡을 이유가 없다’는 성명서를 통해 대학당국의 언론탄압에 강력 대처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 사과문을 게재한 상태이며, 원대측의 공개사과와 문서화된 편집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원광대 노조와 교수협의회는 6월12일 원대홈페이지에 올린 ‘통합 재시도 중단 촉구 성명서’에서 “4월27일 법인이 주관하였던 통합추진소위원회에서 통합의 잠정적 유보를 결정하였음에도, 원대측에서 여름방학을 앞두고 원대신문사의 편집권을 침해해 가면서까지 무리한 통합을 추진하려는 것은, 방학동안 통합업무를 진행해 현 총장 임기 내 통합을 완성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며, “민주성과 투명성, 부작용에 대한 성찰이 결여된 졸속과 파행의 통합추진을 일절 중단하고, 차기 총장으로 넘길 것”을 촉구했다. 또한 C교수와 L교수는 “지성과 양심의 전당인 대학에서 군사독재정권시절에서나 가능했던 언론탄압이 자행된데 대해 창피하고 분노한다”며, 언론탄압에 관여했던 대학본부 당사자 측의 정중한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이같은 원대통합의 답보상태에 대해 원광보건대 이 정 학장은 “원광보건대 측은 학생회를 제외한 교수, 직원, 동문회의 동의서를 받은 상태로 통합의 찬성에는 변함이 없으며, 원대측도 통합의 원칙에는 구성원 모두 찬성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아직 구체적인 통합의 모양이 나오지 않았지만, 19개 학과가 그대로 수용되려면 보건대학을 포함한 3개 정도의 단과대학이 신설돼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관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