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중앙체육공원은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여섯 번째 맞는 나눔장터 풍경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마치 고대했던 소풍에 온 듯 들뜬 모습으로 나눔장터를 활보했다.
익산참여자치연대와 함께 하는 나눔장터는 주부장터가 새로 들어선 것과 함께 가족 단위의 참가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집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든 물건을 판매하는 참가자가 부쩍 많아진 점도 달라진 모습이다.
황인철 사무국장은 “총 300자리를 계획했는데 340여팀이나 참가했고 총 800여명이 넘는 참가자로 성황을 이루었다”며, “나눔장터가 명실공히 익산시민의 장터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나눔장터의 총 수익금은 360여만원. 수익금 전액은 기부금운영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올 겨울방학 중에 아이들의 문화체험 기금으로 쓸 계획이다.
▲어양초 5년 이우진 학생은 이번 나눔장터에서 단연 돋보인 판매자다. 평소 상상력이 풍부한 우진 학생의 취미는 아이클레이 공작. 동물이나 식물에서부터 상상의 생물체까지 색상선택이나 입체감을 잘 나타낸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판매금을 넣은 통을 슬쩍 들여다보니 돈이 꽤 많다. 판매액 전부를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한다니, 사업가 기질과 넓은 마음에 보는 이들까지 흐뭇하다.
▲이리부송초 예쁜 걸 5총사-고유정, 윤경선, 배주연, 윤혜린, 임지원 학생들은 여태까지 나눔장터에 나오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 나오지 못했다고. 이번에 두 명의 친구가 참가, 함께 거들며 핫도그로 출출한 배를 채우고 있다.
▲신혜정(27), 이새롬(부송초6) 팀은 교회선생님과 제자 사이. 새롬 양은 얼굴이 낯익다 싶었는데 지난 번 나눔장터 때 친구들과 함께 나왔었다고. 평소 취미로 만들었던 비즈공예품들을 가지고 나와 나눔장터에서 보기 힘든 비싼 가격임에도 만족할 만한 판매수익을 올렸다.
▲김완수(영등동) 씨와 예쁜 세 딸, 진, 하민, 의인이. 막내는 지쳐 아빠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고 두 딸은 남은 물건들을 팔고 있다. 이 가족 역시 해마다 판매금액 전부를 기부하고 이번에도 역시 그럴 예정이라고. 전보다 판매금액이 훨씬 많다며 경기가 좋아졌나보다고 웃는다.
▲신명주(좌), 김정희(우)는 친한 언니 동생 사이. 아이옷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김정희 씨가 남은 새옷들을 처분해 좋은 일에 쓰자며 김제에 사는 친한 언니를 불렀다. 시중에서는 일이만원의 새옷이 단돈 3천원. 물론 불티나게 팔렸다.
▲천선숙, 최선순, 강자영, 최경순 씨가 들고 나온 물건들은 직접 만든 리본아트작품들. 머리띠와 핀, 꽃장식 리스, 장신구들의 고운 빛이 가을의 무미건조함 속에서 따뜻함 느낌을 준다. 이들은 천선숙 사범 이 운영하는 홈클래스 회원들로 한국선물포장협회에서 주관하는 리본아트자격증을 위해 공부 중이다.
▲동산동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 ‘똘레랑스’에서 운영비 마련과 기부를 위해 나눔장터에 참가했다. 전옥선 시설장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즉석에서 떡볶이와 어묵, 옷과 장난감들을 판매한다. 이 중 매콤달콤한 떡볶이와 뜨끈뜨끈한 어묵은 나눔장터 최대 인기품목. 다소 쌀쌀한 날씨 덕에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있는 부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