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중학생들이 책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카메라를 들었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독서를 넘어 책 속 이야기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직접 영화를 찍었다.
익산시 영등시립도서관은 23일 익산유스호스텔에서 이리영등중, 익산부천중, 익산어양중 학생 54명과 지도교사 16명이 참가한 가운데 '2026학년도 익산 중등 연합 독서캠프'를 개최했다.
'책이라는 세계를 렌즈로 담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캠프는 지난 4월부터 장장 7개월간 도서관과 학교가 손잡고 이어온 독서·영화 창작 프로젝트의 결실을 나누는 자리였다.
학생들은 영화 제작 도서 9권과 '익산시 한 권의 책' 청소년 권장도서인 손현주 작가의 소설 '친밀한 가해자'를 함께 읽고 토론했다.
이어 구태진 영화감독의 지도로 시나리오 작성법과 연출 기법을 익힌 뒤, 학생들이 모둠을 이뤄 대본 집필부터 현장 촬영, 영상 편집까지 도맡아 총 9편의 단편영화를 완성했다.
캠프 현장에서는 '친밀한 가해자'를 바탕으로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듣는 비경쟁 독서토론이 열려 깊이를 더했다. 학생들은 직접 제작한 영화 포스터와 홍보물을 전시하고 기획 의도를 당당하게 발표했다.
이어진 시사회에서는 9편의 영화 상영과 함께 제작 노트를 공유하며, 교사 심사와 학생 현장 투표로 우수작을 가려 시상했다.
이번 연합 캠프는 활자 중심의 정적인 독서 교육을 토론과 영상 창작이라는 동적인 융합 예술로 넓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본을 다듬으며 소통과 협동심을 길렀고, 타 학교 친구들과 창작물을 나누며 열린 시야를 키웠다.
고민철 시 영등시립도서관장은 "아이들이 책에서 얻은 울림을 직접 영상으로 시각화하고 세상과 나누는 값진 성장의 장이었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책 속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길어 올리고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입체적인 독서 창작 프로그램을 꾸준히 넓혀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