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밥을 굶는 아이들이 있나요?” 답부터 말하자면 “물론”이다.
익산시 교육청에 따르면 익산시 초·중학생 4만 2384명 중 11.9%에 해당하는 5039명의 아이들이 실질적 저소득층으로 파악되며, 이 중 51.7%인 2608명이 중식자 혜택(급식지원)을 받고 있다. 실제 형편이 어려워 급식비를 못 내는 아이들의 절반 정도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13일(목) 익산청소년수련관에서 익산시사회복지협의회 주최, 청소년수련관 주관으로 ‘익산시결식우려청소년 실태조사발표’가 열렸다.
익산시 중식지원청소년 324명과 일반청소년 315명을 대상으로 원광대 김흥주(사회복지학) 교수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가정환경과 경제적 차이가 변수로 작용하기는 하나, 학교·가정·친구문제 등을 바라보는 일반청소년과 지원청소년의 의식과 태도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가출에 대해 ‘절대안됨’, 자살충동 경험에 ‘없다’로 답한 학생이 일반보다 지원학생에게서 더 높은 비율을 보였는데 이는 지원학생이 도덕적이고 당위적인 응답을 하려 노력했다는 반증이다”고 분석하며, “일반학생과 지원학생 간의 의식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예상 밖의 결과는, 의식이나 가치관을 밝히길 꺼려하며, 현실과 이상과의 구분을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는 청소년기의 이중적 경향성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특히 이 부분을 “청소년 문제가 실존하는 것보다 오히려 기성세대의 편견에서부터 불어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만큼 어른들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급식지원학생들이 도시락이나 쿠폰, 먹거리 지원 등의 방법보다 급식비로 지원하는 방법을 더 선호하며, 개인(특히 정치인)의 후원보다 학교급식에 더 만족한다는 것. 이는 학교급식이 제도적으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라는 풀이로, 앞으로 급식지원 시 이 부분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아동센터 등 급식소 마련 시급
패널로 참석한 익산시아동센터협의회장 이재수 목사는 익산의 지역아동센터와 그 중 급식(석식)을 지원하는 센터에 관한 실태를 발표했다. 이 목사는 “익산에는 총 17개소의 지역아동센터가 등록돼 있으며, 이 중 결식아동에 급식지원을 하는 곳은 3곳에 불과하다”며, “종교단체 등 등록되지 않은 곳에서 급식지원을 하는 곳이 10곳으로 오히려 많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지역아동센터는 월 200만원의 지원비를 받고 있으나 터무니없이 부족해 급식은커녕 운영비조차 모자란 실정”이라며, “특히 모현동이나 평화동 등 급식지원이 꼭 필요한 소외지역에 지역아동센터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익산청소년수련관 양경이 부장은 “해마다 300명의 결식아동이 증가하는데 시의 예산지원은 동결되고 있다”고 꼬집으며, “지역아동센터 외에 필요한 지역에 급식소를 마련하는 등의 전략적 제도와 보다 현실적인 급식지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손문선 의원은 “급식도 교육의 일부인 만큼 국가에서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익산에서만큼은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시에서도 예산 지급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수련관 유희영 관장은 “추후 ‘굶주리는 어린이 청소년이 없는 익산시 만들기 추진회’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시를 비롯한 교육청, 민간단체 등 익산의 여러 기관·단체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굶주리는 어린이가 없는 익산만들기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