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을 들고 농촌마을의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보니 질병과 빈곤으로 뒤범벅돼 심각한 수준입니다. 복지관에서 근무했었는데도 실상을 제대로 몰랐던 거죠. 그도 그럴 것이 면사무소에 1명의 사회복지사가 2-300명의 노인들을 관리하려니 역부족이죠. 그동안 소외되고 방치돼 온 농촌의 노인복지를 위해 모든 자원을 쏟아 부을 작정입니다.”
6월29일 여산면 여산교당에 ‘마한노인복지센터(관장 유명원)’가 문을 연다. 거창하게는 ‘개관식’이지만 24평의 작은 사무실을 여는 게 고작이다.
“이전처럼 복지센터를 짓고 운영하려면 적어도 일 년에 6억, 많게는 10억까지 소요됩니다. 그에 비해 혜택은 4-50명밖에 못 받는 고비용, 저효율의 복지서비스를 펼친 꼴이죠. 현재 영국,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사회복지시설의 탈시설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유명원 관장은 소규모 사무실에 전문적인 인력을 갖춤으로 불필요한 거품을 빼고 실생활에 정말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한노인복지센터는 보건복지부에서 농촌형 재가노인복지시설의 사무실 설치자금으로 지원하는 전북지역 15곳 중 하나다.
사례관리시스템으로 맞춤형 사회복지 펼칠 터
유 관장은 오는 8월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 재가노인 복지의 사례 관리 모형에 관한 연구’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특히 이 논문은 선진국 사례를 한국 실정에 맞게 적용시킨 국내 세 번째 논문으로 의의가 있다.
그는 한국 농촌의 노인문제를 단순히 빈곤만의 문제가 아닌, 빈곤과 질병, 소외와 방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중, 삼중의 고통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래서 가사 보조, 도시락 배달, 이미용 서비스 등의 기본적인 재가노인복지와 함께 의료서비스를 접목할 계획이다. 그는 “보건소와 의료기관과의 협력 체결, 방문간호서비스, 병원동행진료서비스, 무료진료서비스 등 의료와 복지가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해 절박한 현실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원 후 첫 번째로 재가노인 욕구조사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사회복지사,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성직자로 이루어진 사례관리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공급자 중심의 사회복지 관행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수요자 입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사례관리팀의 사례분석으로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전문화된 1:1맞춤형 서비스를 펼치는 것이야말로 온전한 노인복지의 실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