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를 비롯한 전북특별자치도 내 자치단체의 지방소멸 위기가 한층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14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8곳이 ‘소멸 위험’ 단계로 분류됐으며, 전주시마저 지수 하락세가 뚜렷해지는 등 구조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시민단체인 좋은정치시민넷(대표 손문선)이 통계청의 ‘2025년 말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바탕으로 전국 및 전북 지역의 지방소멸위험지수와 고령인구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한국고용정보원의 2025년 신분류체계(양호-보통-관리-경계-위험-심각)를 적용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북특별자치도의 지방소멸위험지수는 35.0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4위를 기록하며 ‘경계 단계’(20~40미만)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 대비 2.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소멸 위험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적으로는 전북을 포함해 경남, 강원 등 5개 시·도(29.4%)가 ‘경계 단계’로 분류됐으며, 세종·서울·경기 등 6곳은 ‘보통’, 울산·제주·대구 등 6곳은 ‘관리’ 단계로 나타났다.
전북 내 14개 시·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가장 양호한 수준인 전주시(58.5)조차 전년 대비 지수가 5.6포인트 하락하며 ‘관리 단계’로 분류됐다. 익산시(37.7)를 포함한 군산시, 정읍시, 김제시, 완주군 등 5곳은 ‘경계 단계’에 해당했다.
특히 ‘위험 단계’(10~20미만)로 분류된 지역은 무려 8곳에 달했다. 시 단위에서는 남원시(19.8)가 유일하게 위험 단계에 포함됐으며, 군 지역에서는 완주군을 제외한 진안·무주·장수·임실·순창·고창·부안 등 7개 군이 모두 위험 단계에 이름을 올렸다. 도내에서 소멸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임실군(12.2)으로 분석됐다.
다행히 ‘심각 단계(10미만)’로 진입한 곳은 없었으나, 도내 거점 도시들의 지수 하락 폭이 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익산시는 ‘경계 단계’를 유지했으나 지수가 2.6포인트 하락했고, 고령화율은 25.6%로 전북 3대 도시(전주·군산·익산) 중 가장 높았다.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서도 일부 지역은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전년 대비 지방소멸위험지수가 상승(개선)한 곳은 장수군(+0.4p)과 순창군(+0.2p) 두 곳이었다. 또한, 지방소멸위험지수의 핵심 지표인 ‘20~39세 여성 인구’가 전년보다 증가한 지역은 김제시(+132명), 완주군(+63명), 순창군(+100명), 장수군(+74명), 진안군(+2명) 등 5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인구 대비 20~39세 여성 비율이 늘어난 곳은 김제시, 장수군, 순창군 3곳으로, 청년 유입 정책이나 귀농·귀촌 정책이 일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적으로 ‘위험’ 및 ‘심각’ 단계에 해당하는 소멸위험지역은 총 65곳(28.4%)으로 전년보다 6곳 늘어났다.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대표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수도권 집중 가속화와 지방의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맞물려 지방소멸이 구조적·장기적 위기로 고착화됐다”고 진단했다.
손 대표는 “정부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통해 매년 1조 원씩 쏟아붓고 있지만, 단순 재정 지원만으로는 인구 유출의 거대한 흐름을 막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며 “지방소멸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 전략과 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체적인 대안으로 수도권 진입장벽 강화 및 지방 기업에 대한 파격적 세제 혜택, 공공기관 2차 이전과 지역 특화 산업 연계, 도심에 기능을 집약하는 ‘압축도시(Compact City)’ 전략 도입, 주민등록 인구를 넘어선 ‘생활인구’ 확대 등 현실적이고 구조적인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