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익산시가 지역 정체성 확립과 학술기반 강화에 나섰다.
익산시는 익산시문화도시지원센터와 함께 익산학 연구총서 13권 '국역 익산군사정'과 14권 '이리, 잊혀진 도시'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익산학 연구총서는 지역의 숨겨진 역사와 문화를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한 연구 도서 발간사업으로, 문화도시 익산의 정체성을 학술적으로 정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에 발간된 13권 '국역 익산군사정'은 일제강점기 익산군청 공무원이었던 일본인 기하라 히사시(木原壽)가 1928년 편저한 '익산군사정'을 국역한 것이다.
익산군사정은 1920년대 익산군의 경제 및 사회 전반의 상황이 자세히 담겨 있어, 당시 지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다만 일본인 관점에서 작성된 자료인 만큼 비판적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역 익산군사정은 총 3편으로 구성돼 있으며, 원광대학교 양은용 명예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1편 '익산군세'는 1920년대 익산군의 도시·사회·경제 상황을, 2~3편 '산하 각 면세'는 익산군 내 18개 면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1963년 충남 논산시로 편입된 '황화면(皇華面)'에 대한 기록도 포함돼 있다.
14권 '이리, 잊혀진 도시'는 익산근대문화연구소 신귀백 소장이 집필한 연구서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저작물을 바탕으로 이리의 식민 도시 형성 과정을 분석해 도시의 정체성과 변천사를 추적한다.
또한 당시 민중의 현실을 복원해 도시의 속살을 살펴보고, 문학과 영화 속 이리를 분석해 도시의 기억과 정서를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 권의 총서는 모두 근대기 익산의 사회 구조, 주민 생활상, 공간의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에 학술적 깊이와 함께 시민들에게도 지역을 새롭게 인식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익산시문화도시지원센터는 익산학 연구총서를 전국 100여 개 도서관에 배포해 왔으며, 이번에 발간된 두 권의 총서도 이달부터 전국 시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에 순차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익산학 연구총서는 단순한 학술서가 아니라, 시민이 함께 읽고 익산의 뿌리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자산"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와 기록을 통해 익산 고유의 역사·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익산시문화도시지원센터는 2019년부터 익산학 연구총서를 발간하고 있다. 2022년 법정문화도시에 지정된 이래 연구총서 발간 외에도 시민 참여 포럼, 기초자료 조사 및 발굴 등을 통해 익산학 정립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