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기후재난, 인구감소 등 중층적 위기의 시대. 이에 대한 실천적 해법으로 ‘돌봄’을 제안하는 북토크가 익산에서 열려 주목을 받았다.
Like익산포럼(대표 임형택)은 지난 4일 오후 7시, 생명학연구회와 공동 주최로 ‘호모 쿠란스, 돌보는 인간이 온다’ 저자들을 초청하여 익산 커피여행 카페에서 북토크를 개최했다.
“생명의 눈으로 보는 돌봄과 전환”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책의 핵심 메시지를 지역과 일상의 삶 속에서 풀어보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호모 쿠란스는 인간을 ‘돌보는 존재’로 새롭게 정의하며, 사회 시스템 전환의 핵심 키워드로 ‘돌봄’을 제시하는 저서다. 인간과 사회, 생태계를 잇는 돌봄의 감각은, 돌봄이 사라진 시대의 위기에서 우리가 다시 회복해야 할 가치임을 강조한다.
이날 북토크에는 공동 저자 중 3인이 발제자로 나섰다.
주요섭 생명사상연구소 대표는 「죽음의 돌봄」을 주제로, 죽음이 단절이 아니라 생명의 순환이며, 돌봄의 확장된 형태임을 설명했다. 그는 “영성은 확장된 자아의 체험이며, 죽음을 돌보는 일은 결국 생명을 깊이 성찰하는 일”이라며, 삶의 마무리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전했다.
정규호 생명학연구회 부회장은 「돌봄 경제」의 개념을 소개하며, 돌봄이 경제의 변방이 아닌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돌봄 없는 경제는 지속될 수 없다”며,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회복력을 위한 경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노인·여성 등 생애 전 주기에 걸친 돌봄의 필요성이 커지는 지금, 돌봄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사회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함을 강조했다.
이무열 전환스튜디오 와월당 대표는 ‘4km 돌봄’을 소개하며 지역 돌봄 생태계의 회복을 이야기했다. 그는 “생활, 관계, 교육, 의료가 순환되는 4km 생활권이야말로 가장 실효성 있는 돌봄의 단위”라며, 지역에 뿌리내린 포괄적 돌봄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역은 고립이 아닌 공감과 순환의 장소이며, 관계를 통해 인간과 사회는 회복된다”고 말했다.
진행을 맡은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는 “호모 쿠란스는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라며 “모든 것을 모시는 마음으로 활동하며 익산이 새로운 돌봄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도시를 만들어가겠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성찰의 장을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북토크에는 30여 명이 참여해 책을 함께 읽고, 질문하고, 삶과 지역을 함께 돌아보는 깊이 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행사 말미에는 참가자 전원이 책 제목의 의미를 담아 손을 펼친 ‘열 손가락 포즈’로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유쾌하게 자리를 마무리했다.
Like익산포럼은 2018년 창립 이래 지역과 시민을 잇는 정책 개발과 공론의 장을 꾸준히 마련해 왔으며, 이번 북토크는 41번째 월례포럼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