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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공 전문화를 견인한다"

연 매출액 100억원대를 구가하는 다송미곡종합처리장(임낙찬,47)

등록일 2006년10월11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제 농사도 세분화와 전문화 트랜드에 부응해야 살아남습니다. 이것저것 다 하는 것보다 차라리 하나라도 제대로 하자는 마음에서 찹쌀에 올인했죠.”
함열읍에 위치한 찹쌀 전문 가공업체 다송미곡종합처리장은 추석 즈음부터 지금껏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24시간 풀가동, 하루 처리 용량이 32t이다. 익산, 김제, 정읍, 옥구 등 전북지역의 찹쌀농가로부터 찹쌀을 구입·가공해 전국에 판매하고 있으며, P제과점과 바른 먹거리로 유명한 P사에 납품하고 있는 다송미곡종합처리장의 연매출은 100억원대.

다송미곡종합처리장 임낙찬(47) 대표는 이와 같은 성장의 원동력이 ‘고난’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첫 번째 고난은 20여년전 부친으로부터 미곡처리장을 물려받으면서 시작됐다. 8,800만원의 빚도 떠안게 된 것. 날마다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던 임 대표는 돌배기 아들, 부인과 함께 자살을 기도하기까지 했다.
“제초제를 잔에 따라 놓고 먼저 아내에게 주었죠. 아내 입술에 살짝 대자마자 새파랗게 변하는 입술을 보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래, 한 번 살아보자. 도박하는 심정으로 사는 것에 패를 던진 셈이죠.”

그 때부터 임 대표는 밤낮없이 공장에서 살았다. 사람 쓰는 돈이 아까워 잠도 못자고 혼자서 두 몫, 세 몫의 일을 하다 보니 2년 새 이자까지 1억2천만 원을 모두 갚았다.
“아버지가 남겨 주신 빚이 저에겐 행운이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유산입니다. 신앙과 성실을 얻게 해 주었으니까요.”

이어 사업은 탄탄대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때로는 신용거래로 인해 돈을 떼이기도 하고 판로 개척에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찹쌀 전문 가공업체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를 한 결과였다. 고품질의 찹쌀을 위해 매년 1억~1억 5천의 시설비를 투자했다. 현재 1억이 넘는 색채선별기 3대와 건조·저장시설인 DSC를 보유하고 있다. 찹쌀의 점성 때문에 기계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몇 년간 연구한 끝에 노하우를 알아내기도 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농가와 함께 번영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2002년부터 계약재배를 시작했어요. 찹쌀값은 일반 쌀과는 달리 가격 변동율이 높기 때문에 계약재배 시 손해볼 때도 있고, 큰 이익을 볼 때도 있죠. 대규모로 매입하다보니 몇 억의 이익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 때는 항상 농가에 환원해 줍니다.”
그의 인생에 두 번째 터닝포인트는 잠깐 한 눈을 팔 때 찾아왔다. 찹쌀과 연계한 식품사업에 손을 대며 일주일 만에 앉은 자리에서 3억을 사기당한 것.
“멍하더라구요. 3일을 방안에서 꼼짝 않고 있으면서 제 인생을 철저히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노력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했던 오만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주신 것이며, 때문에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사명감이랄까…그런 마음이 생긴 계기가 되었습니다.”

절망의 순간을 감사와 나눔의 계기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실천하면서부터 더 큰 기쁨과 몇 곱으로 채워지는 은혜를 맛보았다. 마음이 바뀌니 취미와 생활도 달라졌다. 한쪽 구석에 처박혀있는 무거운 골프채 대신 건강한 몸 하나로 가능한 축구가 그의 취미가 되었다. 월·수·금요일은 익산에서, 토요일은 함열 중학교에서 축구를 즐길 정도로 축구광이 되었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을 시기를 겪은 탓에 사회복지 쪽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그동안의 나눔의 사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가지고 있는 게 쌀이라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준 것을 뭘 얘기하냐”며, “쌀이 필요한 이웃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말로 화제를 돌렸다. 2005년, 42세의 나이에 장로로 취임한 것이 그의 선행을 뒷받침하고 있다.

“FTA나 급변하는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곡처리장(RPC)의 통폐합 추세가 계속될 것입니다. 앞으로 경기도에 RPC를 구입해 전북의 쌀을 전국에 알리고, 고품질의 미질개발과 농가와 함께 부흥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찹쌀 전문 가공업체로 우뚝 서겠습니다.”

수수한 질그릇에 우려낸 보이차를 건네며 임 대표는 담담하게 말을 쏟아 낸다. 중국에서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이라는, 10년 이상 땅속에서 발효시켜 만든다는 보이차가 그와 어딘지 모르게 닮은 듯하다.
소통뉴스 엄선주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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