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 포장쓰레기를 임시로 야적하는 정책은 혈세를 낭비하는 것으로 처음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더구나 익산시의 압축. 포장쓰레기는 전처리를 하지 않고 소각할 수도 없습니다. 철사로 칭칭 동여매고 랩을 씌웠기 때문에 철사를 제거하고 쓰레기를 분리하는 전처리를 거쳐야만 소각이 가능합니다. 특히 오래된 압축. 포장쓰레기는 과량의 수분 때문에 떡이 된 상태로 썩어서 소각 전에 말리지 않고 소각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 24일 전주권광역소각장 주민협의체 최병열 위원장의 말이다. 수년 동안 쓰레기 소각시스템을 살펴 온 그는 익산시가 다른 지역과는 달리 쓰레기를 압축해서 철사로 동여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냥 랩만 씌우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 뿐더러 최종 소각하기 위해 추가비용이 또다시 소요되는 전형적인 혈세 낭비형 임시처리라는 것이다.
“익산시의 경우 당시 압축. 포장 야적 쓰레기 정책을 기안한 공무원들은 지금 고위공직자들이 되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입안한 정책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고 무조건 소각하라고 지시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익산으로서는 아주 불행한 일입니다. 지금은 음식물쓰레기도 직매립 할 수 없습니다. 염분이 토양을 오염시키기 때문입니다. 압축. 포장쓰레기를 매립하려고 해도 전처리를 통한 쓰레기 분류가 불가피하게 된 것입니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압축.포장 쓰레기의 난맥상을 짚고, 익산시의 청소행정에서 완벽한 쓰레기 분리수거 시스템 구축은 무엇보다도 절박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또한 쓰레기를 압축. 포장하는 정책은 되도록 빨리 중단 할수록 좋다고 조언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압축. 포장 야적하는 비용을 제외하고라도 통상적인 쓰레기 최종 처리 비용보다 곱절 이상의 과다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재활용률을 극대화하지 않으면 국가적으로도 손실이기 때문이다.
화약지고 불로 뛰어드는 익산시 청소행정
익산시가 추진하는 200톤급 소각장 건설에 소요될 비용은 보상비 130억원과 건축비용 700억원 등 총 830억원이다. 이 가운데 210억원은 정부가 보조하지만, 나머지 620억원은 익산시가 부채로 조달해야 한다.
익산시가 공식 발표한 바와 같이 매립장을 확보하지 않고 별도의 대책없이 압축.포장 쓰레기를 전량 소각한다고 전제하면, 공사 착수시점인 2007년 6월을 기산일로 감안할 경우 공사가 끝날 때까지 2년 3개월 동안 발생한 쓰레기를 하루도 쉬지 않고 소각하는데 꼬박 4년 2개월이 걸린다. 또, 4년 2개월 동안 동일한 양의 압축.포장쓰레기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따라서 소각장 건설기간과 소각기간을 합산한 10년 7개월 동안 지방채 이자(5.5%)는 620억원 대비 361억원이 발생한다.
소각장 내용연수를 20년이라고 전제하고 소각장의 감각상각율(정율법 0.140)을 적용하여 감가상각비를 산출하면 이 기간 동안 총 490억원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한다.
익산시는 그동안 25만톤의 쓰레기를 112억5천만원을 들여 압축.포장해서 야적하고 있다. 매립장이 있었다면 전혀 지출 할 필요가 없는 비용이었다.
그러나 익산시는 정상적으로 매립장을 확보하지 않고 1일 약 150톤씩 발생하는 쓰레기를 계속 압축.포장 야적하면서 혈세를 무의미하게 낭비하고 있으며, 매립장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소각장의 준공기간인 2009년 7월까지 압축.포장 야적쓰레기는 7만만3천5백톤이 더 발생, 그동안 쌓인 압축.포장쓰레기를 함께 처리하는데 178억3천여만원의 혈세가 추가로 손실될 전망인데다 여전히 4년 2개월 동안 발생한 압축.포장쓰레기와 마주치게 되는 것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톤당 소각비용으로 10만6천원이 소요된다. 익산시가 건설하고있는 소각장의 최대 처리용량이 200톤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연중 무휴로 압축.포장쓰레기 총31만3천톤을 처리하려면1,565(약 4년 2개월)일이라는 기간이 걸린다.
그러나 4년 2개월 뒤에는 31만3천톤의 압축.포장쓰레기가 다시 발생하는 상태가 된다. 이는 331억7천여만원을 들여 소각하고도 또다시 같은 비용을 들여 소각처리해야 할 쓰레기를 다시 만나게 되어 총 663억5천여만원이 소요된다는 것이며, 여전히 31만3천톤의 쓰레기가 쌓여있는 상태이다.
건강과 환경적인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수 없다는 점을 감안 할 때 압축.포장쓰레기를 소각한다는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압축.포장쓰레기를 소각처리 하기까지 8년 동안 소요되는 총 비용은 1천692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이다. 그렇다고 이 기간내에 압축.포장 쓰레기 누적을 깨끗이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환경부에 따르면, 일반생활쓰레기 전처리 비용은 톤당 3만5천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압축.포장 쓰레기를 해체하는 비용이나 건조비용 등을 포함할 경우 소각비용을 뛰어넘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같은 추가비용을 감안하면 같은 기간동안 쓰레기를 최종 소각하는데 2천억원을 상회하는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여기에 소각장 건설로 발생한 620억원의 부채 등을 1년 자체 예산이 약 1천300억인 익산시의 재정형편으로는 누가보아도 감당 할 수 없는 비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