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성지인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상이 설치되면서, 익산에 있는 김대건 신부의 동상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6일 바티칸 시국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갓을 쓰고 도포를 두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상이 세워졌다. 아시아 출신 성인의 성상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설치된 것은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갓을 쓴 김대건 신부의 동상은 바티칸이 아닌 가까운 익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망성면 화산리에 자리한 '나바위성당'에서다. 나바위성당은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서품과 귀국을 기념하는 사적이다.
본당의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한식 기와를 얹었고, 지붕 아래로 팔각 채광창을 뒀다. 양 측면 개방된 회랑에는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한국 전통 목조건축과 서양식 성당 건축이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성당 뒤쪽 너른 잔디밭 광장에 가면 갓을 쓴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도포를 걸치고 한쪽 손을 든 성인의 모습이 바티칸에서 공개된 성상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바로 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야트막한 산이 나온다. 그 산마루에 너른 평야를 가르는 금강의 그림 같은 풍광을 둘러볼 수 있는 정자 '망금정'이 있다. 그 옆으로 25세 나이로 순교한 김 신부의 순교비가 세워져 있다.
시 관계자는 “나바위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한국인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은 뒤 귀국하는 길 한반도에서 처음 발을 디딘 곳”이라며 “바티칸에 입성한 김대건 신부의 아름다운 영혼을 익산에서도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에는 천주교 성지 나바위성당과 함께 원불교 중앙총부, 기독교 성지 두동교회, 불교문화를 들여다보는 미륵사지와 심곡사가 위치해있다.
익산시는 이를 활용해 치유와 체험을 융합한 '4대 종교 문화체험 다이로움 익산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설과 함께 4대 종교를 순회하며, 명상과 순례길 걷기 등 2일 일정으로 다양한 종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