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4일 집단 암 발병 사태가 발생한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찾아 피해 주민들께 사과와 위로를 건넸다.
죽음의 고통과 함께 살아가던 장점마을에 치유와 회복의 시간이 찾아오고, 마을 주민들의 응어리진 마음에 희망이 싹을 틔우는 순간이었다.
정 총리의 이날 방문은 장점마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수흥 의원이 장점마을 사태 해결을 위해 줄기차게 요구하여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총리를 만나 설득하는 한편 국정감사 기간에도 정부를 상대로 장점마을 사태 해결 의지를 보여줄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경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에 도착한 정 총리는 일부 피해 주민 및 민관협의회 대표를 만나 그간의 고통을 위로했다. 당초 마을 방문이 계획되었으나 위기 단계가 격상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부 주민만 참석할 수 있었다.
다른 주민들은 비료공장 진입로 입구에 영정사진을 들고 도열하여 정 총리로부터 어떤 메시지가 나올 것인지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다.
정헌율 익산시장의 현황 보고를 받은 뒤 정 총리는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익산시와 전북도의 노고를 치하하며 “주민들의 고통을 가늠하기 어려워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특히 정부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해 정부 차원의 지원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장점마을주민대책위 최재철 위원장은 “농촌진흥청이 집단 암 발병 원인인 연초박을 최근에서야 쓰지 못하게 했다”며 “전북도와 익산시가 피해배상 소송 조정에 소극적인데,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장점마을 참사대책 민관협의회는 정부 지원사업 추진, 관련 법령 정비, 피해배상 조정 중재 등의 요구사항이 담긴 제안서를 정 총리에게 전달했다.
주민 A씨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사진을 정 총리에게 전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달라고 호소하자 정 총리는 아픔에 공감하며 따뜻하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국무총리 방문을 성사시킨 김수흥 의원은 “정세균 총리님의 방문으로 장점마을의 치유화 회복이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라며 “피해 회복을 위해 민사조정의 원만한 해결 및 장점마을 치유회복센터의 국비 지원을 부탁드리며 저 역시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