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4대축제 통합 개최는 발상만 있었을 뿐 아무런 준비가 없었다. 이는 관주도형 축제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축제를 민간으로 이양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요구를 초래했다.
축제를 통해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발현하고 익산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겠다는 그럴듯한 비전이 제시됐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은 처음부터 없었다.
분산된 축제를 큰 틀로 묶어내려면 익산시나 축제추진위원회 차원에서의 사전 연찬이 필요했고, 지역전문가들의 토론회나 세미나 등을 통해 방향성을 모색하면서 붐을 조성했어야 했는데, 이러한 절차가 전면 생략되었다.
이는, 각 4대 축제가 자기색깔도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작용의 원인이 됐으며, 일부 관계자들의 독단에만 무게를 실어 줬다.
게다가 축제가 지역을 알리는 첨병역할을 맡도록 하겠다는 당초의 취지는 UCC나 s-pop등을 통해 나름대로 반영되었으나, 1,375만원의 상금 쟁탈전의 각축장이 되면서 공유의 폭이 10대층에만 머물렀다.
축제가 경제활동을 하는 기성세대들을 불러들이는데 실패하고, 오히려 이익을 노리는 청소년층만을 끌어모으는 소모성 축제로 전락한 것이다.
더구나, ‘2007 서동축제’는 ‘노래로 여는 창’이라는 테마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왜 서동요인가”라는 질문도 답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다만, 유희성과 이익추구의 이해관계에 함몰된 그들만의 대회에 머물고 만 것이다.
특히, 남정숙 총감독은 지난해 7월 27일 마한민속예술제전위원회가 주관한 서동축제발전방향에 대한 포럼에서 “국내유일의 민속동요 발생지인 익산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확립해야한다.”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 ‘전국민속동요축제’를 개최하고 좀 더 발전시켜서 ‘세계민속동요축제’를 열어 서동요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승화시킬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 같은 그의 제안이 그를 이번 서동축제의 총감독으로 발탁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서동요’의 본질을 오히려 랩과 같은 지속가능성이 없는 현대 버전으로 왜곡한 것이다.
게다가 전국범위로 펼쳐진 UCC공모전과 s-pop페스티벌은 총80개 팀이 참여하는 등 부진해 예산만 낭비했다는 평가를 초래했다.
뿐만 아니라, 서동축제가 처음으로 도입한 시설물 가운데 서동스토리 텔링관은 그 형식과 규모면에서 전례 없이 웅장한 구조물이었으나, 4천만원이 투입된 이 서동 체험관의 내부는 한 마디로 조잡하기 짝이 없었다는 게 시민들의 한 목소리이다.
게다가 텍스트 위주의 서동 일대기 소개는 관람객들의 학습효과를 떨어뜨렸고, 관람객들의 동선조차 고려하지 않아서 시민들로부터 크게 외면 받고 말았다.
무엇보다 이번 서동축제의 가장 큰 손실은, ‘축제는 사람이다’는 대 전제를 배제하여 지역인재 육성을 통한 축제문화 인프라구축에 실패했다 점이다.
이는, 다른 사례를 들 필요도 없이, 운영본부의 축제에 대한 전문가적 마인드부재에서 비롯된 지적이다. 축제를 어떻게 브랜드화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없는 총감독이 무엇을 지역에 남기고 가겠느냐는 반문이 그 시사점이다.
4대축제에 집행된 예산을 보면, 돌문화축제가 1억1천만원, 보석축제가 1억3천만원, 국화축제가 2억7천만원, 서동축제가 6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서동축제에는 타 축제의 평균 예산액보다 3배 가까운 혈세가 투입되었지만, 지역과 시민들의 축제가 되지 못하고, 아마추어들의 치기어린 행태로 인해 아무런 의미도 찾지 못한 채 막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서동축제의 관주도형 폐해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강하게 일면서, “절대다수의 시민들이 고민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축제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2003년 이전 처럼 축제를 민간에 이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아마추어들의 서동축제
익산서동축제가 5년 째 문화적 랜드마크로 자리잡지 못한 채 불법행위가 횡행, 특정인들의 혈세 나눠먹기 잔치로 전락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민선4기에 두 차례 치러진 서동축제는 역사적 정체성마저 훼손하면서 다수의 시민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나아가 올해 익산의 4대 문화축제를 통합해서 펼친 서동축제는 심각한 운영미숙을 드러내면서 아마추어들의 시험무대가 됐다는 지적을 초래했다. 소통뉴스는 일단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그 방향성을 제시코자 한다.<편집자 주>
상- 불법행위
중- 정체성 부재
하- 시사점과 방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