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 창인시장내 호암마트 2층에서는 상인회 쪽에서 마련한 공청회가 열렸다. 그동안 '슬라이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익산시와 '상하 개폐식'을 관철하려는 상인회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워 왔고, 난항을 겪고 있는 사업을 정상화 시킬 접점 찾기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는 패널 구성에서부터 균형을 상실하고 있었다. 모두 6명의 패널들 가운데 익산시 민생경제팀장과 이번 아케이트공사 설계를 맡고 있는 신화엔지니어링 관계자 등 2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상인회가 관철하려는 '상하 개폐식'의 당위성을 내세우면서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상인들이 '상하 개폐식'을 주장하는 주요 골자는, 창인시장의 주요 품목인 청과류를 비롯한 채소,축.수산물,양곡 등 1차식품의 손상을 막기위해 천정에 개폐장치를 설치하되, 양쪽을 날개처럼 들어 올린 개폐장치를 제어하여 빛의 투과량을 조절하고 과도한 햇빛의 유입을 막는다는 것이다.
또, 자유로운 높낮이 조절로 자연환기 및 원활한 통풍을 유도하여 4계절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화재시 자동개폐되는 시스템으로 유독가스를 빠르게 배출하여 인명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것이다.
반면, '슬라이드 방식'은 기계장치의 반영구적인 내구성이 장점이지만, 1차식품이 손상되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익산시는 이같은 상인회의 주장은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고 논박했다. '상.하 개폐식'은 국내에서 청주의 가경시장에 유일하게 도입되었고, 현지답사 결과 유압식으로 가동되고 있는 이 개폐장치에서는 기름이 새는 결함을 보였으며, 개폐장치를 고정시키기 위해 내부에 설치된 지지기둥이 흉물스러웠다는데 비롯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문배 민생경제팀장은 가경시장 상인회장이 "아케이트를 '상하 개폐식'으로 설치하지 마라"고 말렸다고 밝혔다.
익산시는 또, '상하 개폐식'은 비용이 과다해서 주어진 예산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짚었다. '상하개폐식'설치업자와 면담한 결과 환기장치에서만 2.5배가 소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익산시는 특히, '상하 개폐식'은 특허 제품으로 어떤 입찰방식을 채택하더라도 수의계약 형태가 되므로 특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연접한 곳에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중앙매일시장의 경쟁율이 154:1이었다는 점에서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발주했다가 업자들의 반발을 어떻게 감당하겠는냐"는 우려가 그 배경이다.
아무튼, 지난해 12월 거의 같은 시기에 사업비를 확보한 중앙매일시장은 오는 15일 완공을 앞두고 있으나, 창인시장은 아케이트 시설 결정은 물론 선행되어야 할 요건 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아케이트 공사에 착수하려면 우선 사업비 29억7천만원에 대한 10%인 2억9,700백만원을 상인회에서 자부담해야 하지만, 끊임없는 내부갈등과 반목으로 현재까지 3천여만원을 거출하는데 그치고 있는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창인시장 상인회
창인시장 비가림시설(이하, 아케이트) 공사가 상인들간의 반목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아케이트의 환기 시설을 슬라이드 방식으로 할것이냐", "상하 개폐식으로 할 것이냐"의 명분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기실 들여다 보면 개인간 감정 다툼으로 인한 이전투구의 양상을 띠고 있다. 일부 상인들로 인해 수개월 동안 사업착수 조차 못해 어렵게 확보한 국비 30여억원을 반납할 위기에 처했다. 이로 인해 좁게는 시장 상인들과 넓게는 창인시장을 이용하는 주변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소통뉴스는 창인시장 사태를 여과없이 조명하고 대안을 제시코자 한다.<편집자 주>
상- 개황
중- 갈등
하- 대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