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 추모행사 모습.
올해 11월 11일로 이리역 폭발사고가 40주년을 맞는 가운데 당시 사고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코레일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난 목소리가 높다.
익산참여연대는 7일 논평을 통해 “이리역 폭발사고가 난지 4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온전한 치유와 화합의 과정이 없다보니 그들의 아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면서 “코레일은 이리역 폭발사고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말고 치유와 화합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1977년 11월 11일 오후 9시께 전북 이리시 (현 익산시) 이리역 구내에서 다이너마이트와 전기뇌관 등을 싣고 정차 중인 화물차 1량이 폭발한 사고로 59명이 사망하고 1천343명이 부상을 당하는 인명피해가 있었으며, 이재민도 7천여명이나 발생했다.
이처럼 막대한 피해를 낸 이리역 폭발사고는 우리나라 철도역사상 가장 큰 사고로 기록됐다.
충격적인 대참사 이후 이리역 주변은 시간의 흐름을 더해가며 많은 변화를 해왔지만 그날의 참상과 아픔을 겪었던 희생자들과 가족들은 여전히 그날을 잊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4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온전한 치유와 화합의 과정이 없다보니 그들의 아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이에 익산시는 이리역 폭발사고 40주기를 맞아 1억 원의 예산을 들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오는 11일 익산역 광장에서 연다.
추모행사는 '치유 40년, 미래 40년!'를 주제로 희생자를 기리는 헌화, 추모식, 추모공연과 함께 익산시 40년 비전 선포식, 폭발사고 현장과 익산 발전상을 보여주는 사진전 등도 열 계획이다.
이날 추모행사에 익산시는 피해 유가족과 시민을 초청해 폭발사고 당시 이리역과 인접한 삼남극장에서 공연하다가 사고를 경험한 가수 하춘화씨의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모든 행사를 익산시가 시민의 세금으로 준비하고 있을 뿐 정작 이리역 폭발사고의 당사자격인 코레일은 40주년이 되는 올해도 이리역 폭발사고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코레일은 익산역 광장에서 진행되는 40주년 추모행사에 장소 제공과 부스 운영 등에만 협조할 뿐 별도의 예산 지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이 이리역 폭발사고에 사회적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행사에 생색내기 참여에 그치면서, 익산시민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참여연대는 “인재와 급행료 관행으로 벌어진 이리역 폭발사고의 가장 큰 책임당사자는 바로 코레일이다”며 “그런데도 코레일은 지금까지 책임을 다하는 진정어린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고, 40주년인 올해도 생색내기 참여에 그치는 등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코레일은 40년 전 희생자들과 아픔을 겪었던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는 말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기 위한 일들을 매년 진행해야 한다”며 “이리역 폭발사고 희생자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전적으로 코레일의 몫으로, 코레일은 이리역 폭발사고의 치유와 화합을 위해 적극 나서야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현재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한 ‘이리역 폭발사고 위령탑’을 찾기 쉬운 익산역 광장으로 이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리역 폭발사고 위령탑’을 찾아보기 힘든 곳에 더 이상 외롭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너무 늦은 감은 있지만 시민들의 품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며 호흡할 수 있도록 누구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익산역 광장으로 조속히 이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