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서 박경철 익산시장에 대한 당선무효 형이 최종 확정되자 공직사회와 지역 정가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미 1심과 2심 판결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박 시장 낙마 판결이 나오자 반응은 '안타깝다와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이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시민들의 선처 탄원이 쇄도했던 점 등을 이유로 대법원의 선처를 내심 기대했지만 결과가 번복되지 않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반면에 다른 일각에서는 선거과정에서의 유무죄 여부는 차지하고 시정을 맡은 이후 의회, 공무원 노조, 언론 등과의 불통으로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왔던 점을 이유로 사필귀정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결과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은 공직사회.
박 시장이 그동안 추진해왔던 각종 현안사업과 시정 추진 방향의 틀을 전면 수정 또는 재검토 등이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업무를 처리해야할지 벌써부터 고심하는 눈치다.
곧바로 시장 권한대행으로 전환됐지만, 전임 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각종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의회와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광역상수도 전환, 모현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 식수로 부적합한 금강물 공급 사태 등에 대한 주도권은 의회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사업 모두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민선 6기 박시장의 역점사업인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역사문화도시 건설, KTX 익산역세권 개발, 기업 투자유치 등 현안 추진도 시장의 부재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공무원은 “그동안 벌여놓은 사업에 대한 추진 방향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로서는 일에 대한 의욕이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며 “앞으로 추진해야할 각종 현안이 산더미인데 내년 재선거까지 답보될 경우 지역발전에 큰 해가 되지 않을까 크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시장 부재에 따른 직원들의 동요를 의식한 듯 익산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된 한웅재 부시장은 공식 일정 첫날부터 조직의 빠른 안정화와 핵심·현안사업에 대한 차질 없는 추진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권한대행 체제 전환 후 첫 공식일정으로 언론 기자회견을 갖고 조직의 빠른 안정화는 물론 국가식품클러스터, 세계유산등재 후속 조치, 기업 유치 등의 시의 주요 핵심사업 및 현안사업들이 추동력을 잃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하며 공무원들에게 추호의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