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익산시장과 의회와의 갈등이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공무원들의 의회 출석 거부로 이어지며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시장과 관계공무원들이 모두 함께 본회의 시정 질문 자리에 출석을 거부한 사태는 익산시의회 개원 이래 처음이다.
익산시의원들이 1일 시정질문을 거부한 박경철 시장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익산시의회는 1일 오전 10시 제179회 제1차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고 박경철 시장을 상대로 시정 질문을 할 예정이었지만, 박 시장과 관계공무원들이 전날 저녁 의회 사무국에 불참 의사를 통보 한 뒤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시정 질문 자체가 무산됐다.
시정 질문 참석 거부 사유는 조규대 의장의 사과 등 익산시가 최근 발표한 성명서 요구사항이 관철되기까지 불참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의사일정대로 오전 10시에 본회의를 연 조규대 의장은 박 시장과 공무원들이 참석하지 않자 11시까지 정회하며 참석을 재차 독려했지만 끝내 집행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처럼 집행부의 참석 거부로 당초 예정됐던 의원들의 시정 질문이 취소되자, 이를 의회 경시이자 시민 무시 행위로 규정한 의회는 김정수 운영위원장이 제안한 ‘박 시장의 반성과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정수 운영위원장은 성명 제안 설명을 통해 “박 시장의 취임 이후 3개월은 독단과 독선, 일방통행이었다”며 “의회는 그동안 끊임없이 대화와 소통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제 그 정도가 극에 달해 시민들에게 그 진상을 공유, 이를 바로 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는 어거지로 짜맞춘 성명서의 요구사항이 관철되기까지 불참한다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의회와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지방자치법에 의거한 의무를 직무유기하는 처사로서 의회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태로 시민적 공분을 살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박 시장을 향해 ‣의회의 의정활동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고 ‣더 이상의 의도적인 갈등 조장을 삼가며 ‣의회를 행정의 동반자로 여기라고 촉구했다.
1일 오전 10시 제179회 제1차 정례회 3차 본회의가 열렸지만, 박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공무원들 자리가 텅 비어 있는 모습.
이날 본회의에서 ‘박 시장의 반성과 공개사과 요구’성명을 채택한 의회는 이날 오전 11시 40분 시청 브리핑 룸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의 행태를 강력 규탄했다.
조 의장은 “박 시장은 시장을 상대로 한 시정 질문 자리에 본인은 물론 부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까지 참석하지 못하도록 지시를 내린 사상 초유의 사태를 야기시켰다”며 “이는, 시민과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의회민주주의를 말살시키려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조 의장은 이어 “박 시장은 시민을 위한 의회의 결정을 단지 집행부에 대한 발목잡기라 생각하고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광역상수도 전환, 시청사 북부권 부분 이전 등의 예산안 부결은 의회와의 소통부재와 일방적인 공약추진에서 비롯된 것이고, 특히 아무런 사전 준비와 대책도 없이 긴급대피명령을 내린 모현 우남아파트는 심각한 문제로, 수수방관할 수 없어 의회 차원에서 나선 것인지, 발목잡기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한편 의회는 시정 질문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한 박 시장과 관계 공무원들에 대해 법률적 검토 등을 거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