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방한이 3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익산시 망성면에 위치한 나바위 성지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순례자들이 방문해 성지를 둘러보고 본당에 들러 기도를 드리고 있다.
“저희 나바위 성지는 천주교 성지로서의 가치가 아주 뛰어난 곳입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적은 수가 오셨지만, 찾아오셔서 기도하시고 방명록에 기록을 남겨주시는 순례자의 수만 해도 1년에 약 4만명이 넘습니다. 또 다음 주 교황님의 방한이 예정되어서인지 더욱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나바위 성당 사도요한 신부(42)의 설명이다.
이곳 나바위 성당은 1845년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황산나루터 상륙을 기념하기 위하여 지은 건물이다. 1897년 본당을 시작으로 1916년 까지 개축, 증축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과 같은 한식과 양식이 혼합된 구조가 되었다. 한식과 양식의 혼합구조가 부조화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나바위 성당의 모습을 본다면 오히려 그 절묘함과 오묘함에 마음을 빼앗겨 버릴지 모른다.
사도요한 신부는 “여러 자원봉사 단체들이 돌아가며 성지를 가꾸고 돌보는 다른 성지와는 달리, 우리 성지는 도심지와 멀리 떨어진 탓에 성지관리를 위해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봉사 단체들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 신도들께서 큰 명절 때 마다 모여 성지를 가꾸고 아름답게 꾸미고 돌보는 일에 발 벗고 나섭니다.” 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도들의 노력이 있어서 일까? 나바위 성지 그 어느 곳을 둘러봐도 단정한 모습으로 흐트러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익산은 4색 종교의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는 도시다. 4가지 종교 중 어떤 종교에도 편중되어 있지 않고 4가지 종교 모두 저마다 각자의 색깔을 유지하고 지켜나가고 있어, 어떠한 종교를 따지더라고 결코 그 무게가 가벼운 것이 없다.
이제 곧 대한민국은 교황 방문으로 인해 떠들썩해 질 것이다. 익산에도, 앞서 언급한 나바위 성지 외 여산의 숲정이 성지, 백지사터 성지 등 우리나라에 있는 그 어떤 성지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깊은 숨을 머금고 있는 천주교 유적들이 있다. 천주교 신도이든 아니든, 한 번쯤 들러 그 깊이와 포근함을 한 번 느껴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