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소속 농민 300여명이 29일 익산시 춘포면 덕실리에서 쌀 개방 반대를 외치며 논을 갈아엎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정부가 내년부터 쌀시장을 전면 개방한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자, 농민단체가 반대 시위에 이어 급기야 논을 갈아엎고 전면 투쟁을 선포하는 등 성난 농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회원 300여명은 29일 익산시 춘포면 덕실리에서 정부의 쌀 관세화를 비판하며 벼가 자라고 있 논을 갈아엎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기습적 쌀 전면개방 선언한 박근혜정부 규탄한다’ ‘농민생존권 박탈하는 쌀 전면개방 중단하라’ ‘식량주권 포기선언 이동필 장관 사퇴하라’ ‘국민의 힘으로 쌀 전면개방 막아내자’라는 내용의 피켓과 깃발을 들고 구호를 연호하며 벼가 40~60cm까지 자란 논 4천여㎡를 트랙터로 갈아엎었다.
2대의 트랙터가 논에 들어서 갈아엎자 4천여㎡의 논이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진흙과 뒤섞여 뭉개졌다.
이들은 논을 갈아엎은 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형상화한 허수아비를 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쌀 관세화를 막기 위한 전면 투쟁을 거듭 천명했다.
조상규 전농 전북도연맹 의장은 “협상도 하지 않고, 국회 협의도 없이 발표한 쌀 개방선언은 한국농업을 포기한 것이고, 불통농정을 선언한 것”이라면서 “국가의 식량주권이 달린 문제를 20년간 관세화 유예를 받았다는 이유로 아무 조건 없이 전면 개방한 것은 농민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행위”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조 의장은 “오늘의 논 갈아엎기는 식량주권과 농민의 생존권을 지키고자하는 굳은 결의”라며 “몇 달 뒤 수확할 벼를 갈아엎어야 하는 농민의 심정을(정부가) 알기나 하느냐, 오장육부가 끊어지는 고통과 다를 바가 아니다”고 피눈물 나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농민대회와 논 갈아엎기에 이어 농기계 반납투쟁이 예정돼 있는 만큼 농민들의 집단행동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수입 개방에 맞서 강력한 투쟁으로 농민 세상을 만들겠다”고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