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시민혈세인 주민숙원사업비로 익산시의회 한 의원의 집 앞을 지나는 소하천 배수로정비(복개)공사를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공사에 투입된 예산 중 상당부분이 시의원이 임의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재량사업비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시의원이 집행부에 이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익산시에 따르면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삼성동 월성동 임상동 등 지역 주민들의 편익을 위해 기계화 경작로 포장, 배수로 정비, 안길 포장 등 총 10건의 주민숙원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에는 총 4억 7천여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이 공사비의 상당부분을 시의원 재량사업비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1년 5건의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익산시의회 한 시의원이 사는 임상동 몽환마을에 7800만 원과 3800만 원 규모의 배수로정비공사 2건, 3100만 원 규모의 마을안길 포장공사 1건 등 모두 3건의 사업이 집중되면서 석연치 않은 의구심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이 공사 구간 내에 A시의원의 집이 공교롭게도 인접해 있고, 배수로정비공사 개요에 하천 복개항목이 없는데도 그의 집 앞을 흐르는 소하천 구간이 넓게 콘크리트로 복개되어 있어, 그 배경에 의혹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시의원이 집행부에 주민숙원사업을 해결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재량사업비로 사실상 본인의 숙원을 해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주민은 “이 공사는 마을 주민들의 편익보다는 그 사람(A시의원)의 편익으로 보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시는 몽환마을 배수로정비 구간이 시의원 집과 인접해 있다는 사실과 재량사업비 투입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해당 시의원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시 관계자는 “주민숙원사업의 특성상 상당부분 예산이 시의원 재량사업비가 투입된다”며 “정비 구간과 의원 집 위치와의 관계성은 우연의 일치로 봐 달라”고 조심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해당 시의원은 “통장들이 동사무소에 요청해 진행된 사업들이 있지만 집 부근까지 복개공사나 배수로정비공사를 한 것은 없다”며 “구체적인 것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