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가 세계 최초로 개설한 미술대 서예문화예술학과를 폐지하기로 결정하자,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시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원광대학교는 2015학년도부터 미술대 서예문화예술학과를 폐지하고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기존 재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학과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표면적으로는 입학 정원(35명)에 2명이 미달되는 등 신입생 충원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기실은 대학의 구조조정 규모에 의거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침에 따라 정부로부터 되도록 많은 예산을 받기 위해 폐과 같은 극단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학생과 교수 등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이 묵살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되면서 학생과 교수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원광대 서예과 학생 100여명은 지난 14일부터 대학 본관 앞에서 서예문화예술학과 폐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중국은 원광대 서예과를 모델로 삼아 대학 서예과를 개설했고, 최근에는 초등학생들도 의무적으로 서예교육을 강화하고 있는데 반하는 결정”이라며 “세계최초로 개설된 원광대학교 서예과 폐과결정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35명의 신입생은 폐과가 결정되기 한 달 전 입학한 신입생들로 이런 결정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는 등 학생들의 기본권을 무시했다”고 성토했다.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예과 학생들은 “다음주 시험을 앞두고 낮에 농성하며 밤에 시험공부를 하게 만든 대학은 반성해야 한다”고 토로하며 “대책을 내놓기 전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폐과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해당 학과의 모 교수는 “학교에 정원을 25~30명으로 줄여달라고 수차례 요구를 했지만 학교측은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폐과를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통보했다”며 “이제 막 입학한 신입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원광대측은 “서예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입학정원이 부족해 두 번의 경고를 받았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정원 미달이 계속돼 어쩔 수 없이 폐과를 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