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신동 소규모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저소득계층인 박모 씨는 며칠째 집수리 때문에 고민이다.
화장실, 거실 불은 껌뻑거리고 화장실 환풍기는 고장이 났다. 또 스위치, 콘센트 등이 마모돼 전기 감전의 위험까지 노출 돼 있다. 이렇게 손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몸이 불편해 직접 고칠 수도 없고 도와줄 주변의 친구나 식구도 없을뿐더러 사람을 부를 만큼 넉넉한 형편도 아니다.
새봄을 맞아 일반 가정주택에서는 지난 겨울의 한파를 견뎌왔던 보일러, 수도관 등 집안 수리부터 소소한 인테리어까지 봄단장을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하지만 경제적 여유도 부족하고 직접 수리할 일손마저 없는 박 씨와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은 해빙기 안전점검시기에 주거 사각지대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익산시는 이와 같은 일반 주택 및 소규모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가정의 고민해결을 위해 지난 9월 팔봉동 공설운동장에 ‘익산주택문화창의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센터장을 포함 전기 2명, 건축설비 2명, 주거복지 2명 등 각 분야 전문가 6명이 두팀(행복 팀, 나눔 팀)으로 나눠 사회취약계층이 거주하는 단독 및 소규모 주택을 돌며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파트보다 세세한 손길이 필요한 주택의 점검 및 수리뿐만 아니라 문, 창, 부속품과 배선기구, 전등, 타일, 수도꼭지 등 총 29개 항목을 점검한다.
실제로 박 씨도 지난 3월 7일 익산주택문화창의센터 행복팀이 방문을 받아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우선 전체적인 불편사항 점검을 한 뒤 현장에서 즉시 수리가 가능한 환풍기, 몰딩, 화장실 전등, 거실 전등, 스위치, 콘센트 등은 고쳐주었다.
센터에서는 하루 평균 2~3집 정도 방문수리를 진행한다. 개소 초기에는 신청 후 즉시 방문서비스가 가능했지만 요즘은 홍보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또한 봄철을 맞아 접수가 더욱 몰려 신청 후 며칠 정도 기다려야만 한다.
박 씨처럼 주택문화창의센터를 통해 주거서비스를 받은 사례는 지난 9월부터 2월 중순까지 총 524세대, 3,457건이다. 지난해에는 왕궁면, 신동을 중심으로 시범운영을 해왔으며 올해는 전 지역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한편 주택문화창의센터에서는 직접 수리를 해주는 것 외에도 다양한 연계 서비스도 진행한다.
주택문화창의센터 최유철 센터장은 “현장에 가보면 단순 수리뿐만 아니라 시설물이 낡아서 교체할 경우도 생긴다”며 “센터에서 보수방법, 자재비, 관련 업체 등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연계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지난 3월 초 70대 할머니가 혼자 거주하는 집에 낡은 싱크대 때문에 불편이 많다는 접수에 출동했지만 할머니는 싱크대 전체를 교체해 주기를 원해 출동한 직원들은 부서진 싱크대 다리 수선대신 중고 싱크대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연계해 주고 싱크대를 설치했다.
최 센터장은 “하지만 평균 재료지원비 10~15만원선의 사업범위를 넘어선 경우를 모두 일일이 연계 처리해주기에는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실태점검을 하다보면 벽이 허물어져 내려간다든지, 부엌에는 물조차 나오지 않는 등 긴급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때 시청 희망복지지원과나 주택과의 나눔과 희망의 집고치기 사업과 연계해준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주택문화창의센터는 2월부터는 여성친화시책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주택관리서비스’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주택관리서비스’란 관내 저소득계층 중 독거노인가정, 모자가정, 소녀가장가정 등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여성가장세대 70여 세대가 선정하는데 동, 면장의 추천으로 동 또는 면에서 각각 3명 정도가 대상자로 선택된다.
대상자가 되면 따로 전화를 하지 않아도 매월 주택창의센터 직원이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각종 수리와 교체, 상담, 연계 등의 서비스를 실시하게 된다.
* 주택문화창의센터 주소 : 익산시 팔봉동 345 익산공설운동장 (전화 063-859-44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