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RSS
맨위로

2.7g의 감동, 익산은 지금 탁구 ‘열풍’

익산시의 지원, 탁구 붐의 산파 역할

등록일 2013년02월14일 19시36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 톡-딱, 톡-딱, 연이은 랠리가 수차례 이어지더니 이내 강력한 드라이브가 꽂힌다. 순간 “아!” “으...” 공격에 성공한 한국 선수들의 환호와 수비에 실패한 중국 선수들의 탄식이 탁구장을 울린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현정화와 함께 ‘환상의 복식조’를 선보였던 양영자 선수. 그녀를 배출한 익산의 탁구 열기가 다시 한 번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생활체육 활성화를 내세운 익산시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사방에 공공 탁구장이 들어서더니 읍면동 주민자치센터와 사설탁구장에도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동호인들이 몰리고 있는 것. 2.7g 작은 공과 사랑에 빠진 익산 탁구인들을 만나봤다.

# 구력의 힘을 보여준다

“탁구 치러 갈래?”

탁구 붐이 일기 직전인 1980년대 초 탁구를 좋아하던 중고교생들이 익산역 앞 탁구장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여러 학생이 모이다 보니 실력에 따라 자연스럽게 패가 나뉘었고 좀 친다(?)하는 학생들로 모임이 만들어졌다. 이것이 익산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익산탁구동호회’의 시작이다.

30년 세월 동안 회원의 나듦이 있었지만 회원 22명 중 대부분이 15~20년 동안 동호회를 지켜온 장수 회원들이다. 졸업 후 사회에 나온 회원들은 사설 탁구장 대신 익산 어양동의 한 건물을 임대해 전용 연습장을 꾸리고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최장수 동호회인 만큼 실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전북 도민체전 우승을 이끈 것을 비롯해, 무주반딧불배 전국탁구오픈대회 단체전 우승, 진안마이산컵 탁구대회에서도 개인전 1등과 3등을 거머쥐며 각종 생활체육 탁구대회에 출전해 굵직한 성과를 일궈냈다.

“남자 탁구는 선수부와 아마추어 1~6부로 나뉘는데 저희 동호회는 아마추어 1~3부 수준이에요. 따로 레슨을 받지 않고 동호회원들끼리 연습하며 봄과 가을 각종 경기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전주나 타 지역 동호회 선수들을 경쟁자로 삼고 꾸준히 연습을 하는 거죠.” 익산탁구동호회 임영호(50) 회장의 말이다.

“탁구는 기술에 따라 승부가 좌지우지되는 스포츠여서 선수들의 구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경력이 오래될수록 어려운 기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도 쉽게 당해낼 수 없어요. 그게 나이를 먹어서도 탁구를 놓을 수 없는 가장 큰 매력이죠.” (정기상, 43)

평균연령 45세, 그러나 탁구에 대한 열정만은 탁구를 처음 접한 이팔청춘 못지않게 풋풋하기만 하다.

익산 듀스 탁구클럽 회원들.

# 오전 10시 탁구 꽃이 핀다

오전 10시- 익산시 국민생활관 2층 탁구장에는 남편 출근과 아이들 등교 준비를 마친 주부들이 삼삼오오 라켓을 들고 모여든다. 스무 대의 탁구대가 놓인 연습장이 웃음소리로 금세 시끌벅적해진다.

“탁구는 마약이나 똑같아요. 안 치면 몸이 찌뿌듯하고, 2년 전 탁구를 시작했는데 둘이 하는 운동이라 그런지 즐겁고 두통이 심했는데 그것도 말끔하게 나았어요.” 익산듀스탁구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영순(49) 씨의 말이다.

듀스탁구클럽 박배성(48) 씨는 “테니스나 배드민턴은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달리지만 탁구는 무리 없이 전신운동을 하면서도 재미있게 칠 수가 있습니다. 날씨에도 구애받지 않지요.”라며 탁구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탁구는 전용 탁구채와 운동화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비용이 20만원 안팎이라 다른 스포츠에 비해 부담이 적다. 여기에 공공탁구장은 사설탁구장에 비해 레슨비와 이용료도 저렴하다.

실제 익산 국민생활관 탁구장의 하루 이용료는 2,800원, 한달이용권은 33,000원이며 세 자녀 이상 가정의 부모 및 19세 미만, 65세 이상 경로대상자는 50%가 할인된다. 월 이용 시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국민생활관 탁구장.

# 익산시의 지원, 탁구 붐의 산파 역할

현재 익산시에는 국민생활관을 비롯해 익산실내체육관(2시간 1,100원), 모현도서관(일일 2,000원, 월 30,000원), 마한교육문화회관(1회 입장료 1,000원, 휴일 1,500원), 배산노인복지관 등 공공탁구장 5곳과 사설탁구장 10여 곳이 운영 중이다.

아울러, 신동과 팔봉동, 금마면, 인화동, 영등1동 등 8개 주민센터에서도 주민자치프로그램을 통해 초급, 고급, 어린이 탁구 교실 등 11개 반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는 여산면과 삼성동, 송학동 등 3개소로 확대 운영한다.

탁구 동호회원 수도 1,300여명, 38개 클럽으로 성장했다. 익산시 생활체육 동호인 수만 단순 비교해도 축구와 배드민턴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익산시탁구연합회 김달호 사무국장은 “집에서 가까운 주민센터와 도서관에도 탁구장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렇게 시설이 늘어나면서 탁구 붐의 산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익산시는 올해 익산보석배 전국오픈탁구대회를 비롯해 익산시장배 직장 및 동호회 탁구대회, 그리고 월 1회 탁구동호인들의 주말리그전을 계획하고 있다. 취미로 즐기는 운동이 없다면 올해 탁구 세계에 발을 디뎌보는 것은 어떨까? 용기를 낸 당신에게 탁구영화 ‘코리아’ 속 하지원의 응원메시지를 날려본다. “홧팅!”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최신뉴스광장

전체 뉴스종합 10대핫뉴스 오피니언

포토뉴스

기부뉴스

여러분들의 후원금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