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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느끼는 봄의 정취

원광대학교 자연식물원을 찾아서

등록일 2012년03월15일 19시44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늙지도 않고 더 어려진 얼굴로 찾아온 봄-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라 한 어느 작가의 말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봄날을 제대로 감상하지 않는다면 그도 유죄일 것이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멀리 갈 수 없는 이들에게 원광대학교 자연식물원을 추천한다.

1987년부터 조성된 자연식물원은 대학 구내 경관 조성을 목적으로 꾸민 큰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약초원, 채소원, 야생원, 암석원, 습지원, 무궁화 동산, 햇살정원, 향료원 등 3만 평 부지에 148과 550속 2천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가득한 원광대 자연식물원은 이미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정문과 후문은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도심이지만 식물원 안은 고즈넉한 ‘자연’ 그 자체이다. 특히 봄의 경치는 절정이다. 겨우내 얼었던 마음을 녹이듯 앞다투어 피어난 봄꽃들은 은은한 향기를 퍼뜨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하얗고 단정한 ‘매화’를 시작으로 노란 속살을 드러낸 ‘산수유’, 소담스런 ‘목련’, 하늘하늘 흐드러지게 핀 ‘벚꽃’에 이르기까지 매주 매달, 연이어 움트는 꽃들이 상춘객을 발길을 사로잡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냈던 일상을 잊고 아이들의 걸음마를 지켜보거나 쪼그려 앉아 한참 풀꽃을 들여다보면 느릿느릿 기우는 햇살처럼 봄날 오후가 느슨해진다.

‘층층나무, 너도밤나무, 피나무, 물푸레나무’ 등, 아이들과 나무 이름을 익혀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실제 나무의 생김새와 이름을 비교해 외우다 보면 어려운 이름도 머릿속에 쏙쏙 새겨진다.

여기에 지압 효과를 주는 맨발길과 피톤치드 가득한 가로수 길을 걸으면 온몸을 나른하게 누르는 춘곤증을 쫓을 수 있다.

식물원 뒤쪽에 자리한 조그만 정자 ‘황토정’도 운치를 더해주는 곳이다. 비 내리는 날엔 ‘두두두’ 빗소리가 마음을 씻어주고, 햇살 좋은 날엔 그늘을 벗 삼아 시 한 수 읊조리기 좋다.

수생식물원 옆 연못은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과 그 사이를 떠다니는 새들이 제법 괜찮은 풍경을 만든다. 특히 연꽃이 만발하는 여름철은 홍련화, 백련화가 섞어 피어 눈이 부시다.

낙엽이 발에 스치는 가을은 짙은 갈색 향기가 좋고, 겨울철 꽁꽁 언 연못 사이로 가지마다 내려앉은 눈은 마음을 아련하게 해준다. 이런 풍경들 덕분에 원광대 자연식물원에는 사시사철 카메라를 든 이들의 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수목원 맞은편에 최근 개관된 유스호스텔 ‘이리온’과 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를 찾는 이들이 들르면서 산책로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소나무 숲이 우거진 자연식물원 앞쪽은 오랫동안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사랑받아 왔다. 캠퍼스 안에 자리 잡고 있고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 덕에 실제 대학생들 사이에서 데이트 장소 1위로 꼽히는 곳이다. 입구 안내판에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는 금한다는 글귀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데 한때 재학생들 사이에서 ‘엉큼길’, ‘뽀뽀길’로 불리기도 했단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정문은 항상 개방돼 있으며 동문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원광대학교 자연식물원(T.850-5043) http://botanicalgarden.wonkwang.ac.kr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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