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갈릴리교회 이동춘 목사를 대표로하는 전북지역 목회자모임인 목회뱅크(200여 회원)는 31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교 편향 예산지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 천명하고 있다.
원불교 국제마음수련원 건립에 대해 기독교 단체가 반대 입장을 천명하면서 ‘자칫 종교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기독교 단체들이 이날 회견을 통해 4.11 익산 총선에 개입할 의사를 사실상 예고하면서 다른 종교에서도 지지후보를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등 이번 총선이 종교간 대리전으로 전개될 공산이 높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익산시는 원불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익산에 세워지는 국제마음수련원 건립비 252억 원 가운데 12.5%인 시비 31억 5천여만 원을 올해 추경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2015년까지 4년 동안 해마다 8억여 원씩 예산을 집행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익산 갈릴리교회 이동춘 목사를 대표로하는 전북지역 목회자모임인 목회뱅크(200여 회원)는 31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교 편향 예산지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 천명했다.
이들은 이날 회견 배경에 대해 “국가예산이 불교나 원불교 등 특정 종단에 편중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5년 원불교 100주년을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기념사업인 국제 마음 수련원 건립으로 국민의 혈세가 특정 종단에 지원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예산 뿐만 아니라 익산시의 사회복지 예산이 원불교 편향적으로 지원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시와 시의회는 이를 즉각 시정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그런데 기독교단체의 이날 회견자리에서는 종교편향 예산지원 문제만이 아닌 4.11 총선 개입 의사까지 사실상 예고돼, 또다른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는, 기독교 단체가 총선에 개입할 경우, 원불교 등 다른 종교에서도 총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총선이 종교 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개인의 영달과 기회주의 무능하고 지방색으로 덧칠한 구태 정치인은 과감히 물러가고 내고장 잘 살게 하는데 혼신을 다할 성실한 정치인은 적극 도울 것을 결의한다”고 사실상 총선 개입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종교계의 정치 개입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종교계 인사들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해 존경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종교계의 정치 개입은 자신들의 이익 침해에 반발하는 측면이 강해 과도한 정치 개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의 한 원로 종교인은 “일부 종교들이 예배나 설교를 통해 교인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여 논란을 빚는 현상은 각종 선거 때마다 일상화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정파는 차후 이해관계를 위해 ‘종교투표’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며 “종교는 이러한 정치인들에게 이용당하지 말아야하며, 정치인들 또한 종교를 선거운동의 장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