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회 의원 신분으로 대학의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의원의 처신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불성실한 의정활동 문제’가 의정지기를 통해 새롭게 불거지면서 비난 여론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익산여성의전화 의정지기단(이하 의정지기)은 16일, 익산시의회 의원 신분으로 원광대학교의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박종열 의원(민주당/기획행정위원회)의 제156회 임시회(10/31~11/11)기간의 출석 등 의정활동을 모니터한 결과를 공개하며, 그의 불성실한 의정활동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의정지기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번 회기 10일 동안의 기간 중 11월 1일과 9일 등 2일간이나 결석했다.

또한 10월 31일(35분)을 비롯한 11월2일(40분), 7일(29분), 11일(20분) 등 4일 동안은 30여분 정도 참석해 동료의원과 집행부에게 눈도장만 찍고 자리를 떠났고, 11월 3일(1시간20분), 4일(2시간17분), 8일(1시간10분) 등 3일 동안에도 평균 2시간을 채우지 못했다.

이는, 의정활동과 대학 총학활동을 병행할 경우 의정활동을 소홀히(불성실) 할 수 있다는 시민단체의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사실상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시의원들은 조례개정제안 의결권을 비롯한 조례제정 개정권, 예산심의 확정권, 결산심사권, 재정입법권, 예비비 지출 승인권, 행정 사무 감사 조사권, 의견 표명권, 청원 처리권, 보고 및 서류제출 요구권 등 집행부의 일방통행을 견제하기 위한 막중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의정지기는 “이 같은 막중한 권한을 가진 시의원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며 “열흘의 회기동안 이틀의 결석과 30~40분의 출석으로도 대충 때울 수 있는 그런 자리는 더욱 아닐 것이다”며 불성실한 의정활동을 꼬집었다.

의정지기는 특히 “시민단체협의회에서는 이미 성명서를 통해 ‘학생회장에 당선되면 의회 의사일정을 소홀히 할 수 있고, 정치적으로도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그의 출마를 강력 성토 했다”면서 “이번 임시회에서 보인 박 의원의 의정활동모습을 통해 시민단체협의회의 걱정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시의원에게는 시민을 대표해서 일하라고 시민의 세금으로 1년에 3,500만의 급여를 주고 있다”며 “시의원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그 어떤 활동보다 시민의 이해와 요구, 시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삶을 던져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앞서 익산지역 1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익산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10일 ‘시의원이라는 자리가 그렇게 가벼운가?’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보다 성실한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시민의 혈세를 지급하는 것인데, 혈세로 월급을 받으면서 의원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총학생회장선거에 출마”한 박 의원을 맹비난했다.

익산참여연대 황인철 시민사회국장 또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 버젓이 벌어지는 익산!'이란 제하의 언론 기고를 통해 “시의원으로 선출한 시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수렴하여 성실한 의원활동을 하기에도 벅찰 것 같은데, 어떻게 총학생회장의 역할을 하려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총학생회장이라는 개인적 스팩이 아니라, 합당한 의정활동을 펼쳐 시민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값진 훈장이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정작 장본인인 박 의원은 “학생대표로 활동하는 것도 현장 의정의 일환”이라고 강변하면서 출마를 강행했고, 오늘 선거가 치러졌다.

한편 박 의원(33)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고 '동산ㆍ영등 1동'에 출마∙당선돼 입성 2년째를 맞고 있으며 현재 그는 의정활동비 명목으로 3,5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