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출자 공기업인 전북개발공사에서 시행하는 익산시 배산 에코르 공공임대아파트가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자, 개발공사 측은 지난 18일 긴급 주민설명회를 마련한 데 이어, 27일 추정 건설원가를 전격 공개하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익산 민-관-정이 한 목소리로 ‘낮춰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한 임대분양가는 개발공사 측에서 여전히 기존 가격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어 ‘고분양가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익산 에코르 추정 원가 "944억원"공개
유용하 전북개발공사 사장은 익산 배산임대아파트의 '고임대가 논란'과 관련해 27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파트 보증금과 월 임대료 산정의 근거가 되는 추정 건설원가를 공개했다.
개발공사는 내년 6월 공사가 준공되는 시점에 회계법인의 검증을 거쳐 확정 건설원가도 추가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개발공사에 따르면 총 676가구인 익산 배산 공공임대아파트(10년 임대)의 추정 건설원가는 총 1,001억원으로, 상가(7억 원)를 제외하면 총 994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택지비는 부지 매입비용 162억 원과 취득부대비용 26억 원 등을 합해 188억 원이며, 건축비는 공사비 715억 원과 감리ㆍ설계비 30억 원, 인건비ㆍ관리비 37억 원 등을 포함해 813억 원이다.
이를 공급가구(676가구)와 대비해 나누면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109㎡형(32평)은 1억 3397만원, 127㎡(38평)은 1억 7808만원으로 산정된다. 이를 토대로 임대가격을 결정한 결과 109㎡형은 7542만원에 월 28만 5000원, 127㎡형은 1억 3897만원에 월 36만 5000원으로 결정했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개발공사 측은 이에 대해 "이는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표준건축비의 88% 수준이며 임대 운영수익보다는 입주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재정손실이 없는 원가 수준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익산 민-관-정, '高분양가 논란’ 지속
그러나 추정 건설원가 공개에도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고가분양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역 언론과 정치권 등도 개발공사 측이 시행했던 전주 장동지구 사례와 조목조목 비교하며 ‘공공임대아파트 취지에 걸맞게 임대가를 낮춰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설명회에 참여했다는 송학동 김모(42) 주민은 “이 아파트에 입주 할 경우 보증금 이자와 월임대료, 관리비 등을 합치면 월 100만 원에 육박한다”며 “원래 공공임대아파트의 기본취지가 서민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 아파트의 임대가를 보면 '서민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부자들을 위한 것인지' 건립 취지가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모현동 이모(38) 주민은 “전북개발공사가 2년 전에 공급한 전주 장동 에코르(32평)는 도청소재지인데도 5500만원의 보증금에 월 21만원의 임대료를 책정했었다”며 “익산 에코르의 건설원가가 도청소재지인 전주 에코르의 건설원가보다 왜 비싼지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32평형은 소형아파트에서 중형으로 이행하는 첫 단계로 서민의 소망이 담겨 있는 만큼 전주 장동 수준의 상식적인 선에서 임대가를 재 책정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북개발공사는 이날 추정 원가를 공개하고, 28일 입주자 모집공고와 동시에 견본주택을 개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