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익산 공직사회 과연 이대로 좋은가.
익산 공직사회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청렴한 공무원상을 부르짖고 있지만 민선4기와 5기 6개월 동안 끊이지 않았던 공직비리와 만연된 비위행위로 청렴도는 바닥권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고, 투철한 봉사와 서비스정신으로 무장돼있어야 할 공직자의 의식․행태도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이란 지독한 타성에 젖어 치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직 쇄신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비등하지만 이미 타성이란 고질병에 감염된 그들에겐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급기야, 익산의 미래를 위해서 ‘대수술’이 시급하다고 진단한 이한수 시장은 공직내부의 고착화된 관료병을 타파하기 위해 인사 혁신이란 강력한 의지의 메스를 빼들었지만, 공무원노조의 제동으로 좌절될 위기에 직면했다.
하위직 공무원을 대표하는 노조가 공직이 쇄신돼야한다는 큰 물결에는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무능자 퇴출이라는 조직의 강한 변화에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통뉴스는 관료병을 앓고 있는 익산공직사회의 현주소를 긴급 진단, 행정의 수요자인 시민이 원하고 현 사회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공직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上. 현주소
中. 주원인
下. 방향성
익산시는 지난 한 해 전례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거듭되는 부정부패의 파장 때문이었다.
이런 결과로 익산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차지, 망신을 샀다. 이는 민선4기와 5기에 잇따라 터진 비리상이 공직 내부는 물론 민원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민선 5기 이한수 호가 강도 높은 인사개혁을 천명한 것은 그런 배경에서 나왔다. 익산시가 최근 인사개혁안으로 드래프트제를 도입, 무능‧부패 공무원을 과감하게 퇴출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시사한 것은 그 일환이다.
익산시는 지난해 10월 전라북도 종합감사에서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공무원 14명의 경징계와 57명의 훈계 조치 등 총 71명이 신분상 조치를 당했다. 100명 중 4.7명이 불량공무원이라는 결과다. 실로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공무원들 스스로가 부정과 맞서지 않는 한 실추된 자치단체의 이미지를 회복할 길은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는 에스코 사건이 터져 담당공무원이 자살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고, 사직 당국이 익산시 본청과 일선 부서를 덮쳐 압수수색을 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참담한 현주소라는 탄식이 시민들뿐만 아니라 익산시 공직사회 안팎에서 터져 나왔다.
익산시의 무능‧부패 공무원 척결이 단체장의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공무원들 스스로 면모를 일신하여 생산적인 구성원이 되고, 부패를 막기 위한 내부 감시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공복으로서의 책임과 공직자로서의 명예를 되찾아 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들과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전문성과 청렴성이 제고되어야 한다는 요청이다. 공직사회 스스로가 시대정신을 따라 자성과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여망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미 서울시에서 성공한 바 있는 드래프트제와 같은 강력한 인사혁신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술을 집도하는 수준의 인사개혁을 단행하되, 지역 정서의 특수성과 구조에 맞는 수정안을 마련하고 무능‧부패 공무원을 가려내는 시스템이 완벽해 질 때 까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다.
이런 맥락에서, 익산시가 연초에 발표한 드래프트제를 하루 만에 철회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구나 인사개혁의 이해 당사자이자인 공무원노조의 반발로 이루어진 드래프트제 철회라는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게 시민사회의 한 목소리다.
공무원 스스로가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하지 않고 철밥통만 고수하려는 행태에 시민사회가 비판에 나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공무원노조의 이번 움직임은, 공직에 맞지 않는 공무원들을 골라내기 위한 강력한 제도 도입을 더 부추긴 꼴이 되었다.
자치단체장이든 공무원들이든 무한경쟁과 청렴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정신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엄혹한 당위성 앞에 서있다.
공직자들은 자기관리와 윤리의식이 보다 투철해졌을 때만이 공직사회가 맑아진다는 다산의 청렴 사상을 되새겨, 이 시대에 부합하고 시민의 존경을 받는 진정한 공복으로 거듭나야 한다.
또 한 가지 청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공직사회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공감해야 한다. 세계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고 있고 관료조직 또한 마찬가지다.
공직사회가 지난날 해 온대로 주어진 규정과 관행에만 얽매여 현재의 ‘공무원=철밥통’ 기득권에만 안주해 있다면 그 조직은 낙오할 수 밖에 없고, 지역발전도 요원할 것이다. 결국 주민들도 인내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이 시대는, 지역사회발전의 책임을 지고 있는 공무원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상상력을 가지고 실천, 주민들을 잘살게 만들어 내야한다. 그것이 지자체 공무원들의 가장 큰 능력이자 덕목이다. 따라서 공무원들 모두가 뒤쳐지지 않으려면 ‘이런 현실’을 읽지 못해선 안 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그 것들이 이 시대가 공직자들에게 원하는 패러다임인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 컨데, 공직사회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따라서 공직사회가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를 요구하는 외부의 바람이 더욱 거세질지 모른다. 자율이냐 타율이냐.선택은 공직자 스스로에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