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나태‧무능‧부패 공무원을 강력한 징벌로 공직 내부의 청렴도를 높이겠다던 이한수 익산시장의 강력한 인사혁신 의지가 시행해보지도 못한 채 좌절을 맞게 됐다.
익산시청 공무원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당초 방침이 철회됐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올해 1월부터 나태‧무능‧부패 공무원에 대한 강력한 인사혁신 방안을 마련해 떨어진 공직 내부의 청렴도를 높일 방침이다고 구랍 27일 밝혔다.
익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인사혁신 방안은 무능공무원 퇴출제, 드래프트 인사제 및 헤드헌팅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대부분이 무능이나 비위공무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무능공무원 퇴출제는 할당량을 정해 공무원 일부를 퇴출하는 것이고, 드래프트인사제 및 헤드헌팅제는 부서장이 공무원의 능력에 따라 인력을 뽑아가는 제도이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비위사실 한 번만 적발돼도 공직사회에 퇴출되는 강력한 징벌제도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은 “익산시 공무원들의 청렴도를 높여 시민들이 공직자들을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서울시 성공사례를 선례로 삼아 올해 1월부터 강력한 내부 혁신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은 민선 5기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그동안 나태해진 공직기강을 하루빨리 확립하는 것과 대외적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이 시장의 강력한 쇄신 의지는 익산시청 공무원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좌절을 맞았다.
익산시청 공무원노조는 최근 이시장이 이 같은 인사쇄신 방침을 통해 공무원 퇴출의사를 표명하자 27일 긴급 집행위원회의를 열고, 강력한 저지 투쟁 쪽으로 결론을 도출했다.
이날 참석한 집행위원들은 “최근 잇따라 불거진 공직비리상은 하부 공무원의 문제보다도 공무원 상층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따라서 인사혁신의 명분을 내세워 하부 공무원을 퇴출시겠다는 이 시장의 방침은 부당하고, 그것이 오히려 공무원들의 편가르기와 청탁을 조장할 수 있다”며 반대 투쟁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노조는 28일 시청 현관에서 노조 위원장의 삭발식과 함께 ‘저지 투쟁’성명을 발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노조의 삭발 투쟁이 예고된 아침, 이 시장은 노조 집행부와 긴급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고 의견을 나눈 결과 “노조가 반대하는 인사쇄신 방안을 시행하지 않기”로 당초 방침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노조 집행부는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요약해 ‘인사제도 협의사항’이라는 제하의 글을 노조 홈페이지 내부 통신망에 게시, 전 직원에게 알렸다.
그런데 이에 대한 공직내부의 반응은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이시장의 '무능한 공무원 퇴출' 의지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퇴출 규모와 시기, 대상자 선정 기준 등에 우려를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무능 판단 기준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하다면 찬성할 수 있으나 자칫 지연․학연 등 자기 사람 챙기기나 줄세우기 등의 폐해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어 반대 한다”고 피력했다.
반면, 또 다른 공무원은 "사실 일 안하고 근무시간에 자기 볼일을 보거나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부정을 저지르는 경우까지 모두 끌고 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이 같이 객관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복지부동이나 부패공무원에 대해선 분위기 쇄신을 위해 퇴출시키는 제도적 장치는 필요하다”고 필요성에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