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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땅사서 민간기업에 20년간 무상임대 ‘특혜’논란

(주)HLS, 함열에 가축분뇨 음식물처리공장 추진‥시, 10억 들여 부지매입 20년 무상임대 추진

등록일 2010년10월27일 15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익산시가 가축분뇨와 음식물류 폐기물을 이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판매하겠다는 민간 영리기업의 공장 및 연구소 건립 예정 부지(38,584㎡, 1만1천여 평)를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매입한 뒤 이를 20년간 무상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특혜 논란을 빚고 있다.

익산시는 특히, 이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오지 않아 사업 타당성 검증이 제대로 안된 상태이며, 사업설명회조차 열지 못할 정도로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비등한 상황인데도 불구, 부지 매입 절차에 들어가는 등 사업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고 있어 '특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에, 왕궁축산단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보강공사 중인 700톤급 왕궁가축분뇨처리장의 축산분뇨 수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같은 원료를 사용하는 300톤급 축산분뇨처리시설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어, 타당성과 효율성이 결여된 사업에 혈세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성 비판도 나오고 있다.

27일 익산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주)와 (주)삼부토건, (주)립코 등 3개 기업이 유동화전문회사(SPC)HLS Hodings(주)를 설립한 뒤, 익산지역에서 발생되는 가축분뇨와 음식물류 폐기물을 이용해 에너지(전기, 열, 가스, 비료, 액비)를 생산‧판매하는 300톤 규모의 바이오가스 공장 및 연구원을 260여 억원을 들여 2011년까지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업체는 이 같은 사업계획을 제안하면서 익산시에  33,000㎡(1만평)규모의 부지 제공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함열읍 홀산리 일원에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38,584㎡(1만1천여 평)의 부지를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지난 9월 중순께 이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치는 등 부지 매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익산시는 이 부지를 매입해 이를 제안한 HLS에게 향후 20년간 무상으로 임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축산과 관계자는 “현재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가 9월 중순경에 끝나 부지 매입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추진 상황을 밝힌 뒤, "시유지에 대한 무상임대 건도 현행법상 20년간 가능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는 이 같이 파격적인 지원을 해주면서도 이 업체로부터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서조차 제출받지 않은 상태이다.

통상 민간보조사업의 경우, 사업 제안 업체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제출 받아 해당부서와 예산부서의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친 뒤 의회의 최종 심의를 통해 예산이 반영하는 것과 달리, 이번 사례는 타당성 검토의 기초자료인 사업계획서도 없이 부지 매입부터 급하게 추진된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을 초래하고 있다.

축산과 관계자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보내달라는 본지의 요구에 ‘바이오가스 공장 및 연구원 건립계획’이란 제목의 A4 두 장짜리 문건을 보내왔다.

축산과 관계자는 “현재 계획은 보내준 문건이 다이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는 11월경에 업체에서 제출할 예정이다”며 “사업계획서가 나온 이후에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축산분뇨 ‘태부족’ 수급 비상‥처리시설 ‘하나 더’ 의문
게다가, 이 사업은 사업 타당성이나 효율성면에서도 혈세 투입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왕궁축산분뇨처리장(700톤)의 원료인 가축분뇨 수급대책을 강구하는 상황에서 같은 축산분뇨를 필요로 하는 300톤급 처리시설을 추가로 추진하는 것은 부족한 축산분뇨 수급문제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도와 익산시에 따르면 정부의 왕궁축산단지 종합개선대책이 진행되면 2015년까지 가축분뇨가 약 7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현재 보강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왕궁가축분뇨처리장도 부족한 원료 수급문제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는 왕궁가축분뇨처리장이 하루 700톤의 가축분뇨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되고 있지만, 정부의 왕궁축산단지 대책이 완성되는 시점인 2015년이면 가축분뇨가 하루 280여톤 밖에 발생되지 않아 400여톤 정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왕궁가축분뇨처리장의 정상 가동을 위해 최소 80%이상의 가축분뇨가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익산시는 왕궁지역 외에서 최소 300여톤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약500억 원이 투입되는 왕궁가축분뇨처리장 보강공사는 민간투자 사업이라 원료부족 등은 가축분뇨 처리비 인상에 영향을 미치게 돼 결국 전북도 및 익산시와 재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도 여의치 않을 경우 소송으로 치닫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북도는 왕궁축산분뇨처리장의 안정적인 가축분뇨 공급을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 익산시는 같은 축산분뇨를 사용하는 300톤급 바이오가스 공장을 건립하겠다는 민간 기업에 파격적인 지원 방안을 추진중이고, 이로 인해 '특혜와 비효율성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 업체는 이 공장을 설립한 뒤 익산시에서 발생하는 축분 150톤과 음폐수 및 도축부산물 150톤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왕궁축산분뇨처리시설에 대한 가축분뇨 수급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같은 원료를 사용하는 이 처리시설이 추가적으로 설립될 경우, 각 시설에서는 부족한 축산분뇨를 타 지역에서 반입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봉착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른 민원과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축산과 관계자는 “왕궁축산단지 대책이 완성되는 2015년까지 다양한 변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2년 해양투기금지에 대비한 북부권의 가축분뇨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업체는 생산시설인 바이오가스공장을 독일의 선진기술을 접목시켜 건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독일의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은 옥수수와 축분만을 이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시설인 반면, 이 업체는 옥수수 없이 축분과 동물성 원료인 도축산물 등을 혼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독일 시설과 업체가 계획하고 있는 시설의 핵심 연료가 서로 성분면에서 완전히 다른 만큼, 악취 등 환경적 위해 요소는 없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해봐야 할 대목이다.

업체는 친환경적인 독일식 바이오가스공장을 홍보하기 위해 양돈협회 익산지부장, 농업경영인 익산지부장, Y시의원, 축산과장, 상지원 원장 등과 함께 독일에 있는 현지 공장을 다녀왔다.

그런데, 축산과장을 제외한 시의원과 농축산단체 대표 등 4명은 업체측에서 개인당 수백만원의 경비를 부담해 독일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 사업에 대한 업체측 옹호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야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Y시의원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업체측이 비용부담을 한줄 몰랐다면서 추후 업체측에 250만원을 돌려준 입금 내용을 확인시켜줬다.

주민 반대 ‘비등’‥사업설명회 ‘무산’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 사업은 사업설명회조차 열지 못할 정도로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익산시와 이를 추진하는 업체는 주민들을 수시로 접촉하며 설득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이 사업이 추진될 경우 악취 등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며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실제 업체측이 최근 바이오가스공장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돕는다는 취지로 사업설명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열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축산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설인데, 환경오염이 없는 완벽한 시설이라는 것을 어떻게 믿으란 것이냐”며, “검증 안 된 악취시설을 절대 반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시에 대해서도 “음식물처리시설에 대한 반대 요구는 지역 이기주의나 님비 현상이 아닌 착하고 순진한 지역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라면서 “허가 조건만 되면 주민들의 의견이나 피해에 대한 내용은 알 바 아니라는 식의 태도를 버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축산과 관계자는 “립코 직원 2명이 상주하며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을 이해와 설득을 위해 독일 선진지 견학을 계속해서 진행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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