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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속 시금고 협력자금, 쌈짓돈 멍에 ‘종식’

익산시 2008년부터 2년간 농협에 30억 출연...올해부터 16억 세외수입 양성화

등록일 2010년09월15일 09시39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베일 속에 가려진 쓰임새로 단체장의 쌈짓돈 논란을 초래했던 수십억 원의 시 금고 협력자금이 그동안의 쌈짓돈이란 의혹과 불명예를 종식하게 됐다.

‘익산시 금고 지정 협력사업비’의 상당부분이 선심성, 소모성 등으로 지출돼 ‘단체장의 쌈짓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익산시가 이를 세외수입 예산으로 양성화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14일 익산시에 따르면, 시는 한 해 7천억 원이 넘는 시 예산을 보관하는 농협으로부터 2008년부터 한 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협력사업비를 지원받았다. 복수금고로 전환한 올해부터는 농협과 전북은행, 두 곳으로부터 수억원의 협력사업비를 나눠 지원받고 있다.

수십억원에 이르는 이 협력사업비는 두 개의 금융기관이 익산시 금고로 지정받는 대신에 그 이익금 일부를 지역에 환원하는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시민이 낸 세금을 관리하는 댓가로 출연된 공적 재산인 것이다.

따라서 이 자금은 지역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함은 당연지사. 그러나 그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할 이 자금이 예산 배정이 어렵거나 의회의 동의를 얻기 힘든 사업에 자치단체장 임의 결정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다반사 였고, 이 중 상당액은 선심성이나 일회성, 행사성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 2007년 말 시 금고로 지정된 농협 익산시지부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익산시 발전을 위해 집행한 협력사업비는 총 30억여원에 이른다. 시는 이 돈을 2년에 걸쳐 한 푼도 남김없이 모두 소진했다.

시는 이 협력사업비가 모두 적법, 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사용처에 대해서는 일부만 공개할 뿐 전체 사용내역을 밝히기는 꺼려 실제 적법, 적절한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실제 시는 2008년에 집행한 협력사업비 총액이 13억 3천6백만원이라고 밝히면서도, 그 사용내역에 대해서는 장학재단 기금 4억5천6백만원을 비롯한 야외결혼식장 1억4천만원, 벼건조장시설사업 3억5천1백만원 등 9억4천7백만원에 해당하는 사용처만 밝힐 뿐, 나머지 3억8천9백만원에 대한 사용처는 농촌총각장가보내기사업 외 9개사업 등으로 싸잡아 공개, 적법,적절성을 파악할 수 없었다.

2009년에 집행한 협력사업비도 마찬가지. 총 16억 6천4백만원의 사용처 중 장학재단 및 문화재단 기금 4억1천2백만원, 인터넷창업지원센터운영사업 1억1천4백만원, 무인헬기지원사업 2억원 등 7억2언6백만원에 해당하는 사용처만 구체적으로 밝힌 뿐 나머지 9억3천8백만원에 대한 집행은 FTA대응축산물 가공 상품화지원사업 외 14개사업에 사용됐다며 싸잡아 공개했다.

시가 공개하지 않은 일부 내역 중에는 선심성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고, 이런 부분 때문에 협력기금의 공개 여부와 사용방식에 대해 논란이 끊이질 안았었다.

특히, 이 같이 투명성 없는 협력사업비 집행문제는 시의회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으며, 이번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도 분별없이 사용되는 협력사업비 사용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종오 의원은 “음성적으로 사용되는 협력사업비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양성화가 필요하다”며 “시민이 낸 세금을 관리하는 댓가로 출연한 공적인 재산인 만큼 그 혜택이 시민들에게 고루 사용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여론 상황 등이 이렇자, 익산시는 이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익산시 금고 지정 협력사업비’를 모두 시 세외수입으로 잡아 예산편성과 의회 심의 등 적법절차를 거쳐 투명하게 집행하기로 했다.

실제 익산시는 현재 시 예산을 관리하고 있는 농협과 전북은행에서 올해 각각 출연한 7억여원과 1억원 등 총 8억여원을 이미 세외수입으로 잡았고, 내년에 두 금융기관에서 출연될 협력사업비 8억원도 세외수입으로 잡을 방침이다.

시 자금관리 관계자는 “시 금고를 지정하면서 출연되는 협력사업비의 사용방식은 2009년 6월 하달된 행안부 예규에 의하면 기존 집행방식과 세입수입을 통한 집행방식 등 두 가지 모두 허용하고 있다”며 “협력사업비가 적법하게 집행되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오해가 적지 않음에 따라 이미 올해는 세외수입으로 처리했고, 내년에도 세입수입 예산으로 잡을 방침이다”고 밝혔다.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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