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거보다 치열했던 6·2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노심초사하면서 선거운동을 하느라 고생한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낙선자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익산지역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간 상호 비방과 지역 인사간 편가르기 등에 따른 상처가 컸고, 그 상처만큼이나 극심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선거 후유증이 자칫 지역 분열로 이어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당선자들에게는 그간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갈등과 앙금을 봉합하는 것이 최우선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지역 화합을 위해 당선자가 먼저 손을 내밀고, 당선자가 직접나서 지역민들을 끌어안아야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낙선자들에게도 선거 과정에서 생긴 앙금을 훌훌 털어버리고 당선자와 합심해 지역발전을 위한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지역민의 화합없이는 지역발전의 길은 요원할 수 밖게 없기 때문이다.
일단 이번 선거결과는 민주당의 압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의 참패, 국민참여당과 무소속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주당은 익산시장을 비롯해 도의원 4곳을 모두 싹쓸이 한데 이어 시의원도 전체 25석 중 3분의 2가 넘는 18석을 차지했다. 선택을 받은 민주당 입장에선 고무적인 일이고, 당연히 축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공천에 따른 경선과정에서 보여준 파행과 이전투구를 고려하면 유권자의 한사람으로서 축하보다 걱정부터 앞선다. 경선이 지역 살림꾼의 자질검증과 정책대결보다 차기 총선을 겨냥한 두 국회의원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졌다는 점은 그 폐해를 일일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익산시장은 물론 의회 권력까지 장악하게 됐다. 의회 권력의 일당 독주로 인해 향후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하지만 의원들이 본연의 사명을 등한시 한 채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와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부화뇌동한다면 4년 후 뼈아픈 심판을 받을 게 자명하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 어느 당선자보다도 민선 4기에 이어 민선 5기 익산시정을 맡게 된 이한수 당선자의 책임감은 그야말로 막중하다. 그의 판단 하나하나에 지역 발전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특히,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지역경제를 회생시켜야할 책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 면에서 현재 답보 상태에 놓여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역세권개발, 왕궁축산단지 문제 등은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다. 또한 뿌리 깊은 공직사회의 부조리를 바로 잡는 일 또한 그에 못지않다. 이한수 시장은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대대적인 행정 개혁을 통해 뿌리 깊은 공직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 잡아, 공직 부조리에서 비롯된 익산시의 불명예를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
“초심 버리지 말고, 소통하라”
이런 점 등에서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익산지역 30여명의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와 당부는 자못 크다. 이 같은 바람은 아마 모든 유권자, 지역민들의 바람이기도 할 것이다.
우선 초심을 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선거기간동안 유권자에게 호소를 했던 그 자세 그 마음을 그대로 가져갔으면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한 표를 부탁한 마음이 당선됐다고해서 변해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이 선택한 것은 그 같은 자세로 지역발전을 이끌어달라는 주문이지 당선 후 변하는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간 초심을 간직하지 못하고 변하는 군상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온 유권자들은 이번에는 그렇지 않기를 바라면서 투표에 임했다. 선거 때만 반짝하는 지역민 모시기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듯 민심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 주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속에 새겨야할 것이다.
둘째로 귀를 열어놓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최대 공약수를 찾는 쌍방향 소통을 주문하고 싶다. 이제 당선자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의 리더로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를 통해 지역발전을 이끌어 나가야한다. 리더의 가장 큰 덕목중 하나가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자기 가치관을 앞세우기 보다는 당선자를 선택해준 지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곳에서 최대한의 공통분모를 찾아내 이를 지역발전에 적용해야한다. 자기를 선택해준 유권자는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유권자 및 지역민들의 의견에도 귀를 닫지 말아야한다. 선거후 나타나는 갈등 등 여러 부작용들은 어찌 보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자질을 갖춘 리더 되기가 어렵다. 그것이 비록 하찮은 것이라도 그곳에서 지역민들의 가려움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이라는 것이 유권자들의 주문인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은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는 결코 지역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당선자는 행정에 대한 분석력과 기업가적 경영능력 등에 대한 고도의 자질과 함께 리더십과 포용력, 청렴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지역 봉사자'라는 마음자세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일이다. 혹여 사심(私心)이 개입됨으로써 불미스럽게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처신 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한다. 또한 지역 발전과 지방자치의 미래를 위해 강한 소명 의식과 각오를 갖고 임했으면 한다. 소명의식을 갖고 비상한 각오로 나설 때만이 지역 발전과 지방자치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디 당선자들은 주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저버리지 않고 진정 주민 모두가 행복하고 살기 좋은 익산시가 될 수 있도록 초심을 항상 간직한 채 성심성의를 다하는 시장과 의원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