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농협이 조합장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행태를 잇따라 보이고 있어, 물의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이는, 익산농협이 조합장 선거(6월 23일)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1000여명이 넘는 조합원들에게 관광 성격이 농후한 선진지 견학을 무상으로 실시해 ‘기부행위나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논란을 빚은데 이어, 이번에는 해마다 6월말에서 7월께 전달하던 장학금을 예년보다 한 달여나 앞당긴, 조합장선거 앞으로 당겨 전달해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선거가 끝난 이후에 진행하면 오해를 사지 않아도 될 급하지 않은 업무상 행위 등을 굳이 일정을 선거일 앞으로 당기면서까지 의도성이 의문시되게 강행하면서 사실상 ‘현직 조합장을 돕고 있다’의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익산농협은 조합원 대학생자녀들 중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한 학생 중 졸업예정자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149명을 선발해 각 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는 조합원들과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고, 총 전달금액은 1억49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익산농협은 매년 6월 중순에서 7월초에 지급하던 장학금을 조합장 선거가 있는 올해에는 이 보다 한 달여나 앞당겨 지급해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실제 익산농협은 2007년 182명의 조합원 자녀에게 6월 20일 지급했고, 2008년에도 183명에게 7월 7일 지급했다. 지난해에도 181명에게 6월 15일에 지급하는 등 조합원 자녀에게 주는 장학금을 모두 6월과 7월 달에 지급해왔다.
그런데 조합장 선거가 6월 23일로 예정된 올해에는 예년보다 한 달여나 앞당긴 지난 6일에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는 즉 기존 선거일 이후에 진행되던 장학금 지급을 올해 특별한 이유없이 조합장 선거일 이전으로 앞당겨 지급한 것이다.
이 때문에 조합 안팎에서 ‘현직 조합장을 도와주려고 일정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고, 이 같은 주장이 예년 사례와 다른 만큼 상당한 설득력도 얻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60만원을 지급하던 장학금도 선거를 앞둔 올해에는 100만원으로 확대해 지급하고, 이 바람에 해마다 180여명에게 전달하던 장학금 수혜자가 149명으로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혜택을 못 본 일부 조합원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원A씨는 “선진지 견학과 장학금 전달 등 조합원들을 위한 각종 지원이 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면서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면서 “집행부 소관이라지만 좋은 의미의 행사들이 이런 따가운 눈총을 받지 않도록 선거 후로 시일을 좀 미루어 진행하는 게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 B씨는 “외밭에서 신발 끈 고쳐 매지 말라는 옛 속담이 있는데 무슨 이유로 자꾸 오해 받을 행태를 보여 그렇지 않아도 일부 직원들 때문에 이미지를 흐렸던 익산농협의 이미지를 더 흐리게 하는지 답답하다”며 “집행부는 조합원 한사람 한사람을 대신해 업무를 보고 있는 만큼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는 가급적 오해의 소지가 있는 업무는 선거 이후로 잠시 미뤘다 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익산농협 관계자는 “장학금 지급은 사업계획에 따라 매년 진행하는 행사이고, 날짜는 딱히 정해진 게 없으며 4월28일 이사회에도 보고한 사업”이라면서 “장학금 수혜자는 925명의 조합원 자녀 신청자들 중 다자녀, 고학년 대학생들을 우선 선발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익산농협은 조합장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4월말부터 5월초까지 3차례에 걸쳐 남성조합원 1200명을 대상으로 관광 성격이 농후한 선진지견학을 다녀오며 1억원을 사용해 ‘기부행위나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의혹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