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가 유권자들의 무관심 등으로 정치권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다.
6.2지방선거가 1개월여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유권자들 사이엔 무관심만 팽배,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권자들은 교육감을 비롯 광역의원, 기초의원은 누가 나오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무관심은 낮은 투표율로 연결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27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오는 6월 지방선거 출마할 각 당의 후보 공천 작업이 마무리돼 가면서 각 선거구별로 지방선거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각 당의 후보들은 저마다 각종 행사․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유권자들을 상대로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리며, 지지기반 확충에 부심하고 있다.
각 정당들도 이번 지방선거가 나선 후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선거전략 구상에 고심하는 것은 물론 조직을 추스르는 등 선거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권의 모습과는 달리 일반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선거가 코앞이지만 기초단체장은 물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광역,기초의원 출마예상자 중 누굴 지지할 지는 물론 누가 출마하는 지에 대한 관심도 없는 유권자들이 상당수다.
특히, 후보가 난립한 기초의원 출마예상자에 대해선 아예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등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다.
이 같이 시민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것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시민들은 "힘들어 죽겠는데 선거가 대수냐"며 냉담한 반응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빚어진 이해관계자들끼리의 이전투구나 정가 안팎의 비리 추문 등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증폭, 민심 이반을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창인동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상인들의 불만이 폭발직전"이라며 "역세권을 살리겠다고 장담한 게 어디 어제 오늘의 얘기냐, 누가 되든 희망을 걸지 않는다"며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시민사회 한 관계자는 "정치에 대한 불신이 워낙 팽배해 있는 데다, 정치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를 가진 시민들이 많지 않다"며 "더욱이 최근 지역사회에 물의를 빚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로 인해 사회각층의 불만이 임계점에 달한 느낌"이라고 민심을 전했다.
택시기사인 김모(46․모현동)씨는 "선거가 1개월여 밖에 안 남았는데, 예전 같으면 승객들이 차를 타면 선거 얘기를 꺼내는 데, 요즘에는 선거 얘기를 하는 승객이 거의 없다"며 "혹시라도 라디오에서 지역 정치권얘기가 나오면 욕부터 내뱉는 시민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방선거를 불과 1개월여 앞두고 일반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 분위기 조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거에 나선 입지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각종 행사나 모임에 참석하면 유권자들의 시선이 차갑기만 한 데다, 심지어 노골적으로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내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는 것.
행사장마다 예비후보자들이 몰려들어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시민들은 그들의 인사나 명함엔 아예 관심조차 보이지 않은 채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등 지방선거 무관심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무관심은 낮은 투표율로 이어져 심각한 민심왜곡현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6·2 지방선거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보다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당선자들의 대표성 문제가 대두될 조짐마저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