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 신-구 계파간 첨예한 갈등이 당 공천 경쟁과 맞물리면서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띄고 있는 가운데, 구세력측 일부 당직자들이 신세력과 연관된 ‘공천 헌금설’을 폭로, 파문이 일고 있다.
하지만 폭로한 측이 지목한 당사자들은 “허무맹랑한 가공된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즉각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당내 분란이 사직 당국의 수사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익산을지역위원회 최근호 삼기면당원협의회장, 강중근 금마면협의회장, 이성희어양동 협의회장, 송호진 상무위원, 이종철교육연수위원장, 김화수상무위원 등 당직자들은 22일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공천 헌금설’을 폭로하며 "이를 증명할 녹취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호 삼기면당원협의회장에 따르면, “4월17일경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B씨가 어양동 소재 모 음식점에서 자신에게 ‘현 시의원 A씨가 지난해 B씨에게 시의원에 출마하려면 공천헌금을 7~8천만원 정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적이 있다”고 폭로하며 “이 같은 내용으로 당내에 파문이 일자 자기방어수단으로 지난해 5월26일 녹취해 놓았다”고 녹취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 당시 이 이야기를 익산을지역위 이모 사무국장에게 전했고, 조배숙 위원장도 알고 있다”며 “이후 당사자들은 나를 찾아와 말을 바꿔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당시 조 위원장이 사실 확인을 위해 직접 당사자들을 불러 모아 진위여부 파악에 들어갔지만 자신 외에 다른 당사자들은 모두 이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 있었던 유혈 폭력사태도 이 같은 배경에서 출발한 ‘계획적인 난동’이었고 주장했다.
그는 “B씨를 통해 자신이 설득되지 않자 A의원이 노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공천헌금 문제와 자기를 욕하고 다니느냐’며 온갖 협박과 폭언으로 겁박했고, 당시 사무실 인근에 있었던 청년 당원 일부가 A의원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험악한 공포분위기를 만들었다”며 “이에 참다못한 당직자들이 나서 결국 유혈 폭력사태가 됐다”고 사건 본질이 ‘공천헌금요구의혹’임을 제기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 함께 참석한 당사자 B모씨는 최씨의 폭로는 '왜곡된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법적대응의사를 분명히 했다. 공천헌금설의 장본인으로 지목받은 A의원도 역시 모두 자신을 음해하려는 세력들의 허위 주장이라며 강력한 법적대응 의사를 내비쳤다.
B씨는 “너무 왜곡돼도 너무 되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법적대응을 할 것이다”며 “선거를 앞두고 누구의 사주를 받아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최씨와 만나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공천헌금에 대한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하며 “선거에 나가려면 어느 정도 선거비용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A의원과 상의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그와 나눈 적은 있는데, 무슨 목적으로 내용을 왜곡해 언론플레이까지 하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의원 A씨도 “당내 특정 세력들이 모종의 의도를 가지고 위원장과 자신을 끊임없이 음해하고 있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가공하고 유포해 자신의 명예가 심각히 훼손된 만큼 당직자들과 의논해 법적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분개해 했다.
한편, 이날 폭로에 나선 최씨와 함께 자리한 송호진 전 시의원은 익산을지역위원회가 지난 구정(2월10일께)에 당원들에게 선물세트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송 전 의원은 “지난 구정선물로 익산을 조직국장이 읍면동협의회장들에게 치약과 세제, 주방세제, 커피 등이 담긴 중국산 선물세트를 전달했고 협의회장들은 다시 핵심당원들에게 전달했다”며 당시 물품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익산을지역위 성신용 사무국장은 “전달한 적도,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호진 전 의원이 "익산을 조직국장이 지난 구정선물로 읍면동협의회장들에게 치약과 세제, 주방세제, 커피 등이 담긴 중국산 선물세트를 전달했고 협의회장들은 다시 핵심당원들에게 전달했다”며 당시 물품을 기자회견자리에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