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수 익산시장이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출마를 생각하는 중”이라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여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는 재선을 위한 비공식라인이 이미 가동 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지역정치권에서 이 시장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것과는 달리, 출마 표명에 대해 너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기인한 의구심이다.
특히, 이 시장은 선거에 당락을 가를 변수로 정당의 공천을 가장 우선하고, 공천 후보 선정에 가장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꼽는 등 사실상 민주당 공천에 사활을 걸면서도 공식 출마 표명은 "아직도 생각 중"이어서 이 시장의 속내가 무엇인지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30일 전북일보는 내년 6월 2일 실시되는 전국지방선거를 10개여 앞두고 도내 현역 시장·군수를 대상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입장에 대한 면접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 다시 출마 할 계획에 대해 '(출마를)생각하는 중'이라고 대답, 출마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설문 결과, 이 시장은 내년 선거에서 당락을 가를 변수로 '유권자의 지지'와 '공약 실천과 임기 중 업적' 그리고 '정당의 공천' 가운데 ‘정당의 공천’을 꼽았으며, 공천 후보를 선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주민 여론조사'보다 '지역구 국회의원'에 더 비중을 뒀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당 공천 신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 공천을 신청하겠다”고 답했다.
내년 선거 당선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높다'는 아니지만 '높다'고 응답, 비교적 재선을 낙관적으로 판단했다.
'현재의 지역 정치구도가 그대로 이어진다는 전제'로 내년 선거판도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민주당 후보 우세'를 점쳤다.
▶민주당 공천, ‘당락’ 최대변수
이 시장의 이 같은 설문 결과는 지역의 특수성상 대략 예상됐던 일이지만, 재선 출마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을 통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갖가지 추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이시장이 자신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높다’고 전망한 사실은 현역이 가진 프리미엄과 함께 그동안 수행했던 시정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확신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시장이 당락을 가를 변수로 '특정 정당의 공천'과 공천 영향력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꼽은 것은 지난 선거와 익산시 정치상황으로 볼 때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남다르다.
실제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열린우리당 경선 때 익산 갑지역 한병도의원은 당시 현역이었던 채규정시장을 지지하고, 을지역 조배숙의원은 현 이한수시장을 미는 등 당내 공천을 두고 두 지역구의원이 치열한 세력싸움이 벌어졌던 점이 '정당 공천'과 '지역구의원의 복심'을 당락의 최대 변수로 꼽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 시장이 현 국회의원인 두 국회의원과도 정치적 관계가 그리 원만치만은 않은 것도 이 같은 응답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공교롭게도 이 시점에 손학규계로 알려진 천모씨가 갑지역 이춘석 의원을 등에 업고 지방선거에 출마 할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으며, 신건 국회의원의 사촌동생이자 기업 CEO인 신모씨가 전북 정치권에 막대한 영향력 가진 정동영의원의 낙점을 받고 출마 할 것이라는 설이 구체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이 익산 정치권이 향후 어떻게 돌아갈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 무쌍한 상황이라는 점도 공천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지역구 국회의원을 더욱 ‘해바라기’ 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 핵심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판이 어떻게 돌아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데, 지금 상황에서 후보 면면에 대한 얘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가상의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고 조심스러워하며 “다만, 공천은 현역이든 신인이든 나름의 공정한 룰에 의한 경쟁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원론적인 입장을 말했다.
이에 관련 이 시장 측근은 “(공천과 관련)지금은 두 의원께서 신중을 기하며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세간의 나도는 불화설은 사실 무근”이라며 “(다만)반드시 이 시장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없지만, 식품클러스터 등 현재 추진되고 있는 중요한 현안사업들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진정으로 익산 발전을 위하는 일인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