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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진돗개는'귀하신 몸'?...호화'관사'

"시청 앞마당에 호사스런 개 집" 비난 여론 ‘비등’...시, ‘의미 있는 선물’ 공개

등록일 2008년11월18일 18시44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좌)인부들이 원목 등으로 개집을 짓고 있다. 우)익산시가 분양받은 진돗개 '노들이'

익산시가 청사 내 멀쩡한 화단을 부수고 그 자리에 수백만원의 혈세를 들여 ‘호사스런 개 관사’를 짓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시는 동물보호시설이나 축산관련시설 등 적절한 장소에서 전문가들을 통해 체계적으로 개를 관리하지 않고 비좁은 청사 내에서, 그것도 직원 중 당번을 정해 배설물 청소와 밥을 주게 할 방침이어서, 직원 내부에서 조차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익산시에 따르면, 청와대가 지난 8월 출생한 진돗개 7마리 중 5마리에 대해 각 지자체 및 각 도별 대표동물원를 대상으로 분양, 익산시는 이중 1마리를 최근 한국진돗개혈통보존협회를 통해 분양받았다.

이 진돗개는 이명박 대통령이 사저에서 기르던 2년생 암컷 '진순이'와 지난 5월 중순께 청와대로 반입된 6년생 수컷 사이에서 8월 태어난 수컷으로 이름은 ‘노들이’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한국진돗개혈통보존협회로부터 암컷 한 수를 더 인수받아 ‘노들이’와 짝을 지어 시민에게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들의 보금자리를 청사 내에 마련 중이다.  

실제 익산시는 시청 회계과 옆 10㎡(3평)부지에 고급스런 원목과 조경용 벽돌, 경량 철골 파이프 등을 이용해  이른바 ‘개 관사’를 지으면서 450만원의 예산을 투입 했다. 익산시는 청와대에서 분양받은 진돗개 관리를 위해 CCTV까지 설치 할 계획이다.

"개는 사육 전문가에 맡겨야" VS "의미있는 '선물', 선보여야"

하지만 시가 조성중인 '개 사육장'이 '개 집'치고는 너무나 사치스러운 데다, 멀쩡한 화단을 부수고 공사가 진행되면서 시민과 직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함께 분양받은 타 지자체들의 경우, 공사비를 들여 새로운 사육시설을 짓는 익산시와는 대조적으로  자체 시설 등을 활용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예산 낭비와 전시행정 논란을 낳고 있다. 여기에, 시는 밥과 배설물 청소 등 개관리를 직원들에게 당번을 정해 관리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내부 불만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 A씨는 “아무리 청와대에서 분양받았다고 해도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시청사 내에 개집을 지어 공무원들에게 관리하게 한다는 것은 좀 오버하는 것 같다”며 “공무원들 사이에선 ‘앞으론 진돗개한테 결재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곤 한다”고 힐난했다.

공무원 B씨도 “비좁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시 청사에 멀쩡한 화단을 부수고 개집을 짓는다는 자체도 문제지만 관리를 전문가들이 아닌 공무원들에게 맡겨 한다는 발상 자체가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 청사 경비 책임 업무를 맡고 있는 청원 경찰들 사이에서도 공무원들의 일과 시간 후 이 진돗개들의 관리 문제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청원경찰 C씨는 “청원 모두가 야간에 철저하게 경비 업무를 서고 있지만 만약 시정에 불만있는 사람들이 야간에 몰래 들어와 약이든 음식이라도 줘 개들이 죽으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반문하며 “의미있는 진돗개이니 만큼 체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장소에서 관리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450만원 예산투입 사육장 조성... 타 지자체는 기존 시설 이용

이를 지켜본 시민들도 역시 장소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이를 두고 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어양동 사는 K(44)씨는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끼니 걱정하는 시민들이 속출하는 마당에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내놓지는 못할망정 시민의 혈세로 무슨 호사스런 개집을 짓느냐”며 “청와대 산 진돗개 운운하며 청사 앞마당에  전시행정 할라말고 진정으로 개를 위한다면 동물보호시설 등에 맡겨 관리하는 게 옳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주원섭 행정지원과 총무계장은 “청와대 산 진돗개로 의미가 있어 많은 시민들에게 선 보이기 위해 시 청사에 보금자리를 마련 한 것이고, 관리장소 문제로 의견들이 분분 한것은 단순한 개로 보느냐 소중한 선물로 보느냐의 시각 차이 인것 같다”며 “음식 문제, 분비물처리, 보건관계 등의 문제는 해당되는 부서별로 관리를 분담 할 계획으로 잘 관리하면 나중에 청와대와도 좋은 인연의 연결고리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익산시와 함께 진돗개를 분양받은 제주도는 현재 축산진흥원 개사육장에서 특별 관리 하고 있으며, 강원, 경북, 대전 등의 지자체도 별도의 예산을 들여 개 집을 짓는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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