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익산시의 한 공무원이 20년 공직생활을 스스로 마감하면서, 이 같은 결정과 소회를 담담하게 담은 글을 전자게시판에 올려 공직사회에 잔잔한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참고 공직생활을 완주하여 수천만원의 퇴직금을 받는 것 보다, 이 쯤에서 정리하고 건강을 챙기는 쪽이 득이 될 것 같았다고 명퇴를 결정하게 된 심경을 토로했다.
7급인 그는 자신이 속했던 면사무소 직원들이 인력부족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를 처리해야만 했던 실태를 말했다. 반면, 실질적인 업무가 없이 직원을 감독만 하는 것으로 아는 6급 관리자의 시대에 동떨어진 마인드와 미운 직원을 작정하고 괴롭히는 횡포를 고발했다.
명퇴자가 밝혔듯이 일도 하지 않는 관리자가 공직 내부의 일하는 분위기를 해치고, 밤낮 없이 업무에 짓눌려 생활하는 공무원을 직위를 이용하여 찍어 눌렀다면 심각한 일이다.
이 같은 단면을 익산시 조직 전반의 문제로 확대해석 해서는 않되겠지만, 이는 팀제에서 대국대과체제로 환원하면서 발생한 일로 이와 유사한 사례는 도처에 상존하고 있으리라는 유추에 무리가 없다고 본다.
조직 개편에 앞서 공무원들의 의식개혁이 절실했다는 방증이다.
이런 마당에 익산시는 2억5백여만원을 체육회에 보조하고, 민간체전에 인원동원령을 내렸다. 크게 부족한 인력으로 쩔쩔매는 일선 읍.면.동은 자연감축 여파까지 감내하며 혼절할 지경인데도 이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행태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은 일선 직원들에게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있다. “누구를 위한 헌신이며 봉사인가” 자조 섞인 탄식이 하늘에 닿고 있다.
이 쯤 되면, 민선자치는 실패한 제도라는 여론을 두고 풀뿌리민주주의를 뒤흔드는 반민주적 사고방식에 기인했다고 감히 말할 수 없는 벼랑 끝이 아닐 수 없다.
행정의 법리에 무지하여 절차를 경시하고, 이권에 혈안이 되어 온갖 비리를 양산하는 자치단체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를 견제하라고 선출한 지방의원들은 오히려 집행부의 독단과 전횡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역기능에 전도 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치단체에 대한 사정당국의 성역 없는 비리척결과 기초의회 철폐, 중소도시의 통폐합을 환영한다.
수십조원의 혈세 누수를 막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를 새로 세우자는데 반대할 아무런 명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