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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를 망각하지 말라"

등록일 2007년10월25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꼭 16년 전의 일이다.
1991년 12월 4일 오전9시 필자는 美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진주만피습50주년 기념식에 참석키 위해 미국을 방문한 필자는 대표단 6명중 가장 나이어린 30代의 젊은이였다. 숙소인 할리데이 인 호텔에서 뜻밖의 반가운 한국인들을 만났다. 최근 新黨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정동영 후보, 당시 MBC 美 L.A 특파원과 그 일행들이었는데 그들역시 기념식을 취재하기 위해 L.A에서 오는 길이었다.

역사를 망각하면 불행은 반복된다
다음날인 12월 5일 아침8시, 하와이 미 해군 태평양사령부에서는 현재 부시 미대통령의 부친인 조지 부시 美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美 진주만피습 50주년 기념식이 열렀다. 격침된 아리조나 함대를 향해 해군의장대의 구슬픈 진혼곡이 애잔하게 태평양 바닷가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수많은 참석자들이 일본의 기습폭격으로 비명에 간 2,562명의 젊은 미군들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렸다. 필자 일행은 「미국의 일본 재무장지원 중단」「일본 핵무장 반대」현수막을 걸고 행사장 입구에서 평화 집회를 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많은 취재진이 필자 일행을 둘러쌌다. 美 공영방송 PBS와 CNN, NBC TV기자들이 카메라, 마이크를 들이대며 질문을 퍼부었다.

“한국인들이 이 진주만피습 50돌 기념식장에서 일본 핵무장 반대를 주장하는 이유는?”
“미국은 불과 50년 전의 역사를 너무 쉽게 잊고 있다. 진주만의 치욕을 잊고 일본 핵무장 지원을 하는 부시 행정부는 일본군사지원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필자는 역설했다.
이번에는 영국 BBC, 일본 NHK, 지지통신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즉석 길거리 외신기자 회견이 열린 것이다. 대다수 언론의 질문요지는 日本 핵보다는 영변에 핵재처리시설을 가동중인 북한핵이 더 위협적이지 않느냐는 내용이다. 필자는 단호하게 답변했다.

“北핵과 日本핵은 비교할 수 없으리만큼 日本핵이 훨씬 더 위협적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北핵은 미국정부가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만 日本핵은 조만간 미국도 통제키 어려운 재앙의 전주곡이 될 것이다. 미국정부는 핵기술을 지원하고 프랑스, 영국은 상업용 플루토늄 100t을 일본에 팔고 있는 추악한 거래를 중단하라. 일본자위대의 PKO파병을 중단시켜라. 미국, 역사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외국언론들은 필자 일행의 주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취재했다.

외국언론과의 회견을 마치고 기념식 현장에서 MBC 정동영 특파원과도 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일본자위대 해외파병과 재무장지원 움직임과 북한핵에 대해 정 특파원과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미국, 세계의 재앙 일본 핵(核)도 폐기시키라
16년 전 미 하와이에서 세계와 미국을 향해 외쳤던 필자는 미국정부에 동북아 현실을 직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일본정부는 PKO파병을 빌미로 지난 10년동안 자위대의 군사력을 세계 제2위의 수준으로 증강시켰으며 플루토늄 60t을 보유해 세계 최대의 핵물질 보유국이 되었다. 평화헌법은 폐기될 것이고 일본이 핵무장선언을 하는 날, 세계평화는 여지없이 깨지고 말 것이다.

반면에 北핵을 보라! 6자회담의 타결로 2007년안에 핵불능화 조치가 이뤄질 것이고 북한 핵문제는 폐기쪽으로 완전한 합의를 도출한 것이 사실로 굳혀졌다. 16년 전 30代 젊은이였던 필자의 주장은 불행히도 현실로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제압하는데 예상한대로 성공했지만 일본에 재무장과 핵을 허용한 혹독한 대가를 지금부터 치루게 될 것이다. 미국이 과거처럼 일본을 동생처럼 생각하기에는 너무 엄청난 존재로 커 버렸다. 아니, 어쩌면 처지가 바뀌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역사나 세계의 역사나 과거의 잘못에서 깨닫지 못하면 역사는 대부분 되풀이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의 역사는 과연 어떠한가. 코앞에 닥친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을 꿈꾸는 지도자들의 역사에 대한 깊은 고뇌와 자기성찰을 간곡히 기대한다. (끝)

객원논설위원 박경철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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