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 입성하려던 화상경마장이 뒤늦게나마 전면 재검토된다는 소식에 안도한다.
전북도민들의 사행심리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의 불식을 환영하기에 앞서, 자치단체가 모처럼 이익단체에 저항하여 승리를 거둔 사례라는 점에서 재해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익산시가 법상 큰 부담을 안고서, 한국마사회의 화상경마장(장외마권발매소)의 건축물 용도변경 신청을 반려했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특히, 익산시가 행정소송에 패소하여 지난 7월 용도변경이 완료되고 최종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최종승인권자인 박흥수 농림부장관이 익산지역 화상경마장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우리들 미래의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전라북도 대다수 시민들의 반대를 신중하게 살핀 결과로서, 그동안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 다수의 목소리도 외면하던 경직된 공직자들의 의식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기에 기쁜 일이다.
늦었지만 이우재 마사회장이 최규성 의원(김제 완주)을 통해 익산 화상경마장을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마사회의 무분별한 영역 확대로 지역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앞으로 녹녹치 않을 것이라는 깨달음의 반증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승인권자와 피승인자의 이 같은 입장선회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농해수위원들의 강력한 반대와 문제 제기의 결과라고 하니, 도박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먼저 고려한 초법적 대응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희망을 발견한다.
무엇보다도 이번 문화적 여흥을 가장한 사회악에 대해 1차적 여과지 역할을 자임하고 정면으로 저항한 시민들과 익산시는 갈채를 받을 자격이 있다.
이 같은 사회적 작용들이, 붕괴된 공동체 정신을 복구하는 초석이 될 것이란 점에서 누가 희열을 느끼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