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긴급진단, 예인예술고교장 폭력사태
지난 5월 24일 학교장의 주먹에 맞은 B모 양은 병원에서 '두피좌상 뇌진탕'이라는 진단서를 받아들었다. 객지(대전)에서 이 학교의 기숙사에 맡겨왔던 B모 양의 부모는 자식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전학을 준비하는 한편, 가해자인 학교장을 사직당국에 고소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감사한 교육청이 폭행의 장본인인 학교장이, 임용권자이자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 이사회에 경징계를 요구하는데 그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묻혀 왔던 이 학교의 교장에 대한 갖가지 비난의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본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부적절한 특목고의 현주소와 예인고 학교장의 전횡을 짚어보고 교육계의 자성을 촉구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글싣는순서
상- 폭력 현장
중- 불합리한 감사체계
하- 부적합한 학사운영
사학법인에 대한 부적절한 감사시스템이 L모 교장의 과거 비윤리적이고도 반사회적인 품성을 방임하여 최근 폭력사태를 양산했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예인음악예술고등학교의 감독기관인 전라북도교육청은 학교장의 폭력행위와 관련된 조사를 마치고 학교 체벌 규정과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법인에 징계를 요구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L모 교장 자신이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고 소개할 정도로 구조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재단 이사회에 처벌을 맡긴 것은 누가보아도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여론이다.
여기에는, 문제의 L모 교장이 남학생을 성추행하여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절도행각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등 지속적으로 말썽을 일으켜 왔지만 그때마다 솜방망이 조치로 유야무야된 데 따른 불만 정서가 깔려 있다.
29일 전라북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피해 학생의 부모가 진정한 폭행, 장학금 운용, 발전기금 모금행위 등에 관해 조사하고, 규정을 위반한 사실관계에 따라 사립학교법을 준용하여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며, "그러나 감사 조치의 실효성에 있어서의 맹점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방조에 가까운 교육당국의 이같은 수동적인 태도는 예인음악예술고등학교를 교내폭력의 온상으로 전락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달 15일 께는 J모 학생과 C모 학생이 급우들로부터 쇠파이프로 80대씩이나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6월 22일 께는 C모 학생이 J모 선배의 발길에 차여 눈을 다치는 등 폭력사태가 잇따랐지만, 예인음악고등학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B모양에 대한 폭행사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피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교장에게 조치를 요구했으나 교장은 가볍게 "담임선생을 혼내줘라"며 농담으로 대응하고는 사건에 대해 거들떠도 보지 않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자식들을 어떻게든 졸업시켜야하는 우리로서는 학교측의 적절한 조치를 바라고 있지만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레코드판의 노이즈처럼 지익직 끌렸다.
예인음악예술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한 학생의 말에서 특목고의 현실을 가늠하게 된다. "교장선생님은 정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그때마다 관련 학생들은 전학을 가고.. 남아있는 우리들은 쓰레기더미 속에 버려져 있다는 좌절을 맛보고.. 정말 창피해요. 할 수만 있다면 나도 전학을 가고 싶어요"
이에 따라 당국의 특수목적고에 대한 인식전환과 사학법 개정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촉구된다.
학생의 특기적성을 갈고 닦으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균등한 기회 부여'와, 우수한 기능을 육성해 학업의 질을 높이자는 특수목적고의 당초 취지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과 규격 갖추기가 선결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동시에 법인 이사회와 학사운영의 명확한 분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감독기관의 실효성있는 처벌규정 등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부적격교직자 익산예인고 교장
예인고 교장 학생 폭력 '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