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 CBS익산방송국 토지·건물 매입 안을 익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부결시키자, CBS측은 진원지인 익산기독교연합을 설득했다. 행자위 구성원 중 상당수가 교회안에서 존귀한 지위에 올라있는 독실한 신자였기 때문이다.
이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집행부가 두번째로 동일 건의 공유재산매입승인을 요청했을 때 행자위소속 장로·집사들은 소속교회 목사의 찬성의견을 그대로 따랐고, 이를 본회의에 부의했다.
그러나 미처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본회의장에서 CBS익산방송국 토지·건물 매입안을 반대하는 토론이 벌어졌고,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이 반대에 동의해 급기야 이 건이 부결되고 말았다.
익산방송국 사옥 매각이 절박했던 CBS로서는 전선이 확대된 셈이었다. 행자위에 국한되지 않고 익산시 의원들 전체가 찬성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국면에 빠져든 것이다.
CBS의 S모기자가 2차 매입승인이 부결된 직후에 익산시청 출입기자단 일동의 대표자격으로 청구한 행정정보공개 자료 1번이 2004-2005년도 각 읍면동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로서 29개읍면동의 예산집행내역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그 단적인 예다.
특히 행자위원이 아니면서도 2차부결이 있기까지 CBS익산방송국 매입을 강력히 반대했던 B모 의원의 경우는 행정정보공개 자료 2번의 덫에 걸렸다. 동료의원은 "B모의원이 그 이후 오히려 반대하는 동료의원들을 설득하고 다니는 극단적인 찬성론자로 돌변했다"고 증언한다. CBS S모 기자의 전선을 넓힌 공격이 의도되었다면 적중한 셈이다.
요구된 자료 2번은 2002-2005년도 익산시 개인 양곡창고의 월별 보유현황 및 가공현황, 양곡 창고별 보관료 집행내역이다.
양곡창고를 소유하고 있는 B모 의원은 실제로 수입 미국쌀을 대량 보유해 큰 보관료 수익을 거둬왔는데, 이는 분배주체인 익산시가 관내 다른 양곡창고들과 차등을 둔 뚜렷한 이유가 없는 등 특혜를 주었을 공산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별도로 다룰 예정)
S모 기자의 행정정보공개청구서 3번은 시의원 본인 또는 부인 등 가족 명의 음식점 현황으로서, 소재지, 업종, 식당명, 2002-2005년도 위생점검 현황 등인데, 가장 두드러지게 CBS익산방송국 토지·건물 매입을 반대했던 손문선 의원을 비롯한 이희광, 박재희 등 행자위원들과 송호진, 황종하 등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의원들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요구자료 4번은 양계계열화 사업자로서 1995-2005년도 지원내역 및 사업장 현황인데, 이는 일관되게 반대입장을 고수해 온 행자위 소속 신영철 의원이 해당된다.
요구자료 5번은 익산시 각 사업소, 상하수도의 기계관련 2002-2005년도 예산집행내역(보일러,세관, 검사, 물탱크 청소와 설치, 화학약품등)으로써 CBS익산방송국 사옥 매입을 정면으로 반대한 서동훈 의원이 해당된다.
이같은 행정정보공개가 청구된 이후 특정 의원과 S모기자는 공개된 장소에서 욕설을 주고 받는 등 충돌하기도 했으며, S모 기자가 의원들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회차원에서 CBS건물 매입승인을 신청한 집행부를 추궁하는 등 반발이 컸지만, 결국 3차 심의에서 익산시의 CBS 매입안은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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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는 이미 익산 전체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