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환경자원관리시설 조성사업 부지 일대에서 무문토기편을 비롯한 경질·연질토기편, 백자편 등 삼국시대 유물들이 수습됨에 따라 문화재청이 시굴조사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익산시의 개발논리에 밀려 시굴조사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이한수 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환경자원관리시설 입지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주민토론회나 주민투표 등을 통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취임 2개월 만에 이를 어기고 강행을 발표한데 따른 주민들의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해 7월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실시한 익산시 환경자원관리시설 조성사업부지(부송동 146번지 일원)에 대한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시설예정부지 가운데 16만5,000제곱미터의 조사지역 사방에서 삼국시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이 수습됐다.
부평마을 서쪽 구릉 남사면 A지구와 남서쪽 구릉 동사면 B지구 에서는 백제시대에서 조선시대 유물에 속하는 회청색경질토기편, 백자편, 기와편이 발견됐고, 부평마을 남서쪽 구릉 C지구와 부평마을 남쪽 구릉 D지구에서는 청동기시대에서 백제시대 유물에 속하는 회청색경질토기편을 비롯한 회흑색연질토기편, 무문토기편 등이 발견된 것이다.
문화재청은 시설예정부지에서 확인된 문화유적에 대한 보존대책을 마련하기위해 시굴조사를 결정했고, 익산시는 늦어도 오는 10월 초께에 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한수 시장으로부터 이미 기만 당한 일부 시민들은 "이한수 시장이 시설예정부지가 문화재 매장지역으로 주목되는 것과는 상관없이 인구 밀집지역에 소각장을 지어서는 않된다는 뜻을 주민들과 같이 했고, 기 매입된 땅은 영어마을 등으로 활용한다고 대체 방안까지 언급해 놓고도 약속을 어겼다"면서, "이번 문화재 시굴조사가 진정성이 담보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표조사를 진두지휘했고 예정부지에 대한 시굴조사에도 같은 비중의 역할로 참여할 최완규 전북문화재 연구원장(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원광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은, "익산이 경주, 부여, 공주 등과 함께 4대 고도로 지정된 것은 다른 어는 지역보다도 문화재가 매장되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면서, "소각장시설은 다른 지역에라도 할 수 있지만 문화재는 한번 훼손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학자적 견지에서 이번 시굴조사 과정에서 철저하게 객관성과 정당성을 기할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